[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증권사의 지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한해에만 100개가 넘는 지점이 사라졌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줄었지만 추세는 여전하다. 스마트폰이 투자의 중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 접점의 최일선이던 지점의 역할이 작아지고 있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보다 투자은행(IB) 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점 줄이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지점수는 1108개로 지난해 말보다 18개 감소했다. 2009년 1847개(연말 기준)였던 증권사 지점수는 2010년 1879개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불황을 겪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점 축소 바람이 거셌다. 2012년에는 182개 지점이 사라졌고 2014년에는 267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그 뒤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150개에 가까운 지점이 사라졌다. 이렇게 2009년부터 10년간 증권사 점포의 40%가 줄었다.
오랜 시간 진행된 점포수 축소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2010년 초중반에는 증시 침체에 따른 수익성 방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성격이 강했다.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지점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 한 것이다.
증권사 간 합병으로 중복 점포가 발생하고 자산관리(WM) 영업 확대를 위한 지점 대형화 작업도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온라인 채널 확산도 지점수 감소의 배경이다.
근래에도 요인은 같지만 수익성 방어보다는 합병과 점포 대형화, MTS 등 비대면 채널의 영향이 더 크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식거래에서 MTS가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닥시장이 39.6%로, 2010년 10% 안팎에서 크게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도 2010년 한 자릿수에서 34%로 커졌다. HTS를 포함하면 지난해 코스닥시장 거래의 90%, 유가증권시장의 60% 정도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영업점이 다시 주식거래의 주요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작고 미래에셋대우처럼 합병 뒤 중복 점포가 남은 곳이 있다는 점에서 지점 축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IB나 트레이딩 등이 증권사 수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도 지점수를 줄이기를 부채질할 전망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MTS가 중심 채널이 되면서 영업점의 필요성이 과거보다 작아진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며 "주력사업의 중심축이 이동한 것 등을 보면 지점수가 감소하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숫자를 많이 줄였고 인력 구조조정과 연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추세가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