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한 빠른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인 데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소송에서 상장심사와 관련된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28일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늦어도 다음주 초 마무리하고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에 올릴지 결정할 계획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를 위한 증선위원회 회의 참석을 마친 후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부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심의 대상이 된다. 상장유지로 판정하면 심의에 올리지 않아도 되지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판단의 적정성에 대한 기심위의 의견을 청취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한 16개 기업 중 8곳이 상장유지 판정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5개사는 기심위 심의를 받았고 3개사는 기심위에 올라가지 않았다.
거래소는 기심위에 올릴 경우 최대한 빨리 일정을 잡아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매거래 정지로 인한 투자자 피해와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심위원의 공정성 시비 등으로 불필요하게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에 대비해 제척 사유도 미리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을 사전에 골라내 심의위원 구성에 소요될 시간도 줄이고 혹시 발생할지 모를 논란의 씨앗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의에는 대학교수와 법률가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기심위원은 풀(Pool)에서 6명이 참여한다.
거래소의 판정 후 기심위가 곧바로 열리고 심의에서 이견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여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결정될 수 있다. 다만 위원들의 일정 조율 등을 고려하면 최종 결론은 다음 달 중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소가 상장폐지 판정을 내릴 확률이 높지 않아서다. 상장폐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최대한 모든 자료와 정황을 검토해야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 상장폐지 전 기업에 해명기회만 줘도 연내에 결론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 등 과거 사례와 함께 최근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의 발언도 상장 유지 전망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의원의 질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재무제표를 수정하더라도 자본잠식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말은 분식회계를 했지만 시장에서 거래될 정도의 체력은 있는 기업이란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것도 빠른 결론을 낼 수 있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7일 분식회계와 관련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는데 상장폐지 등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소송의 대상이 됐다면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기간만큼 거래소의 심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