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시행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법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이 선고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정부의 홍보 부족도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는 장애인들.사진/뉴시스
보건복지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매년 장애 차별행위 진정 건수가 1000여건에 달한다고 7일 밝혔다. 장차법은 대중음식점과 문화시설 등에서 장애인 출입을 금지하는 차별행위가 성행하자, 이를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4월10일 제정돼 2008년 4월1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장애인 차별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0년간 차별 진정 통계를 보면 2008년 585건에서 2009년 725건, 2010년 1695건으로 대폭 늘었다. 다음해인 2011년 886건으로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2012년 이후 다시 매년 1000여건 이상의 진정이 접수되는 추세다.
장애인 차별행위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송방망이 처벌이 꼽힌다. 또 장차법상 차별을 당한 장애인에게 이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소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차법에 명시된 입증책임의 배분을 보면 ▲차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 ▲제1항에 따른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우선적으로 차별행위를 장애인이 입증해야 하다보니 소송까지 가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대부분 포기하거나 사과받는 선에서 해결하곤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차법의 실효성 문제 등으로 국회에 개정법안이 다수 올라와 있지만 아직 입증책임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차법에 대한 정부의 홍보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장애인의 차별 인식 실태와 정책과제'를 보면 현재 본인의 장애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정도를 질문한 결과 이에 대해 ‘항상 느낀다', ‘가끔 느낀다’ 는 응답은 34.8%로 전체 장애인의 3분의 1 이상이 본인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인식했다.
사정은 이렇지만 장차법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모른다’는 응답이 60.7%로 나타나 법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들어 본 적이 있으나 내용은 모른다’는 응답은 25.3%였고, 단 13.9%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욱찬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모른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60%에 달한다"면서 "이는 장애 차별적 사회구조의 개선과 권리의식 제고에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