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1일 공공투자를 강화해 지역별 의료불균형을 해소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의료진 확대 방안은 빠져있어 실효성에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상 의사·의대 졸업자수.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대책은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이 골자다. 그런데 의대 정원을 확충하지 않고 지난 2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만 흡수해 운영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이들은 학비를 전액 면제받는 대신 10년간 공공의료 현장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부족한 의사 수 때문에 인기 진료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과에서 매년 미달사태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번 정책이 의료 현장에서 인력난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의사 수가 최하위다. 임상 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국가 평균인 3.3명에 미달하며, 의대졸업자수도 인구 10만명당 7.9명으로 평균인 12.1명에 함참 부족하다. 전반적인 의료인력 충원없이는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1분진료 현상이 더 심화되고, 또 특정 인기과로만 몰리는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국민 1인당 의사 외래진료 수진 횟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연간 17회로 OECD국가 중 최고로 평균 7.4회의 두배가 넘는다.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은 문제도 있지만, 의료인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공공의료에 투입하게 되면 수혜를 받는 일부 지역은 의료질이 나아지지만 환자가 많이 몰리는 수도권 등은 반대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게다가 공공보건의료대학원 외에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직종의 인력 확충 방안도 담기지 않았다. 의사만 두고 간호사 등 보건인력을 확충하지 않고서 의료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의문이 따른다. 공공의료대학원 정원의 인력운영 활용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공공의료 대학원 졸업자들이 지역 등에서 공급이 필요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향은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책이 다소 미흡한 배경에는 정부가 다른 세부적인 사안보다는 근거법인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근거부터 학생 선발 방법, 의무 근무 기간 등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중이지만, 일부 단체의 반발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실제 직접 이해관계에 있는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사단체는 앞으로 사실상 의대 정원이 늘어날 수 있다며 해당 법안의 통과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8월1일 교육부가 제2차 국가특수법인 대학설립 심의위원회'를 열어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의결하자 의사협회는 "의학교육을 말살하는 결정이며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의협은 공공의료대학원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본질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일단 법안이 통과되면 공공의대 정원에 대한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정원을 확충하거나 의무 기간 등이 조정돼, 사실상 의대 정원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난 정부 당시 원격의료 등도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위해 마련됐지만 의사단체의 강한 반발로 국회에서도 손을 뗐었다”면서 “다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 정책의 일환이고 국민 지지도 받쳐주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원격의료 당시와는 다른 상황이 나올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