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태양광업계가 대북사업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며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다. 국내 수요부진과 출혈경쟁을 피해 전력산업 발전 가능성이 큰 북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마침 북한도 태양광발전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고,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사업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3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과 LS산전 등을 회원사로 둔 태양광산업협회는 최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동북아그리드 사업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위원회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그리드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전력사업으로, 정부의 대외기조인 신북방정책의 핵심 아이템이다. 업계가 동북아그리드 참여를 타진한 것은 남-북-러의 한축인 대북사업에서 태양광발전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앞서 태양광협회는 지난 3일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5일에는 남북경협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키고 대북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TFT는 정우식 협회 상근부회장이 팀장을 맡아 일단 기초조사 업무 등을 진행 중이다. 또 25일에는 민간 대북사업 전문가 송금호 에스디에스글로벌 대표와도 간담회를 여는 등 사전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큐셀과 LS산전, 신성이엔지 등이 대북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가 북한을 주시한 것은 정부가 남북경협의 최우선 사업으로 '전력'을 꼽은 데다 북한 특성상 태양광발전이 유망해서다. 북한은 전력사정이 매우 불안하지만, 대규모 발전소 건설에는 시일이 오래 걸려 가정용으로도 구축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마침 북한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눈여겨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은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증산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북한의 연간 일사량은 제곱미터(㎡)당 1300킬로와트(㎾h) 수준으로, 독일 등 유럽 북부지역보다 풍부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은 북한에서 사업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2015년부터 태양광버스와 태양광선박을 시범 운행하고 있으며, 평양에 세운 과학기술전당도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북한에는 아직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이 부족한 데다 현재 사용 중인 태양광모듈은 중국산 저가제품이 대부분이라는 분석이다. 태양광발전의 장점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경제 여건상 발전 효율성은 매우 낮았다. 이에 북한에 진출할 경우 대규모 발전시설 설치는 물론 모듈 수요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국내에서 태양광 수요부진과 업체 간 출혈경쟁에 시달렸던 업계에 북한은 그야말로 수익성의 목마름을 해결해줄 단비 같은 존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태양광산업은 국내 수요부진과 출혈경쟁, 글로벌 무역규제 등으로 고전하지만 대북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며 "대북사업은 기회와 위험요소가 공존하지만 체계적인 접근과 사업성 검토 등으로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북사업에 정치경제적 변수가 크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처럼 태양광발전에 대한 발전보조금이 있어야만 업계의 수지타산이 맞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