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추모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30일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8월4일)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북측에 방북 요청을 신청한 결과, 북측(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방문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아사는 이날 즉시 통일부에 방북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아산은 그룹 내에서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다.
앞서 현대아산은 금강산에서 정 전 회장 추모식을 열기 위해 이달 초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했고, 이후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통일부가 현대그룹 측의 방북을 승인할 경우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와 이백훈 그룹전략기획본부장 등 그룹 임직원 15명이 8월3일 북한을 방문해 이튿날 금강산에서 15주기 추모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정 전 회장이 타계한 2003년 8월4일부터 2015년까지 매년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현 회장이 남편인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모두 3차례였다. 하지만 2016년에는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방북을 신청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북측이 방북 요청을 거부하면서 행사가 연거푸 무산됐다.
2015년 8월4일 금강산에서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의 1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올해는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진전되자 현대의 정 전 회장 추모식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20주년이자, 사업이 중단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북측 허가가 나온 만큼 방북 결과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이 최종 성사될 경우 현 회장은 북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현대그룹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이듬해에 대북사업을 전담할 현대아산을 설립,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을 추진하며 남북 경협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2008년 박왕자씨 피살과 2010년 천안함 사태로 경협이 축소되더니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대북사업이 전면 중단되자 그룹이 경영위기에 빠졌다.
10년을 기다린 현대그룹 지난 5월 그룹 내에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 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켜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사전작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