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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나서줘야" 정부 높아진 기대치…"딱히 할 게 없다" 삼성은 고민만
입력 : 2018-07-30 오후 4:53:4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정부가 삼성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화답 방안을 놓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답은 투자와 일자리 확대로 정해졌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투자를 요청한 상황에서 이를 충족시킬 파격적인 방안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삼성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았다. 백 장관이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달 6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를 방문한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회동, 대외활동 재개의 명분을 준 뒤로 정부와 삼성의 접촉면이 넓어졌다.
 
 
정부의 관심은 투자와 고용에 쏠렸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이 나서줘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은 이날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으로부터 진행 중인 투자 현황과 계획 등을 들었다. 동시에 삼성전자가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던 만큼 백 장관의 말을 의례적인 인사말로 넘겨들을 수 없게 됐다.
 
삼성이 고심을 거듭한 결과물은 다음주로 예정된 김 부총리 방문에 맞춰 발표될 전망이다. 앞서 LG, 현대차, SK, 신세계 등은 김 부총리 면담을 계기로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놨다. 삼성은 현재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들을 취합 중이며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최종 발표를 할 계획이다. 가장 큰 관심사인 투자는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가 평택캠퍼스를 찾아 이 부회장과 회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백 장관이 평택을 찾은 것도 사전답사 성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는 평택캠퍼스의 반도체 제2생산라인 건설 계획 확정 정도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이틀 만인 지난 2월7일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 반도체 단지 제2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예비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이 투자되는 제1라인에 상응하는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의 반도체 생산 기지화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로드맵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와 연계한 채용 확대,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사회공헌활동 확대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분야에서 기업이 지속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삼성의 고민은 여전하다. 딱히 내놓을 대규모 투자 방향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압박과 눈높이는 부담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설비투자 43조4000억원, 연구개발 16조8000억원 등 총 60조2000억원을 투자비로 집행했다. 전년도(40조3000억원)보다 50%가량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올해는 50조원 안팎의 평년 수준으로 설정한 상황. 정점을 지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을 고려하면 연이은 대규모 투자는 관련 업황 악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현재로서는 우리가 내놓을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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