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의 권고안을 접한 기업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법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불만은 전체 3개 분과 중 기업집단법제에 집중됐다. 특히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규제와 사익편취규제를 강화하는 부분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높았다. 지배구조 개선 등에 투자 재원이 몰리게 되면 정착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A그룹 관계자는 "기업이 우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법을 어기는 행위를 할 때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발을 묶어버리면 투자 활동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정거래법 개편안에 재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뉴시스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관점에서 검토가 됐으면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B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국내 기업들 간의 거래 관행에 대한 것들을 살펴보는 것은 맞지만, 글로벌 추세도 함께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주사 규제가 강화될 경우 벤처투자 등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꼬집은 것. C그룹 관계자는 "시장에 맡겨두면 자정작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며 "규제보다는 시장의 원칙에 맡겨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토론회'에서 제기됐던 주장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당시 주제 발표를 맡았던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세계 어디에도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를 하는 국가는 없다"며 "기업들 부당하게 강제할 수 있는 정치 권력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기업들에게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면서 규제로 발목을 잡는 이중적 행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D그룹 관계자는 "대기업을 '적폐세력'으로 치부하는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경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본주의 자체가 무한 경쟁을 의미하는데, 지금의 기조는 기본 틀까지 흔들겠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의 성장이 우선돼야 나눌 것도 생긴다"며 "지금은 성장 자체가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내수 경기 부진 등의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며 "정부 정책자들이 그정도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일침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공정위법 전면개편안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을 담아 다음달 중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정부가 다양한 목소리를 균형있게 반영해 당초 입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법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