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장들의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했다.
이 전 비서관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제 형사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라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검찰에 이미 아는 대로 답변했다"며 검찰 진술 조서를 참고하라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 1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사건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 재직 시절에 받았다는 명절·휴가 격려금 관련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본인의 재판에서는 상납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5월 처음 국정원에서 돈을 받을 무렵 대통령께서 저에게 '국정원에서 봉투가 오면 받으라'는 말씀을 하셨고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랐다"며 "이후 대통령이 '이 비서관이 청와대 특수활동비처럼 관리하라'고 말씀하셔서 제 방에 돌아와 봉투를 열어본 뒤 돈이라는 걸 확인했다"고 했다.
이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업무수행 중 하나로,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다는 것은 업무 내용에 비춰 기대가능성이 없어 피고인의 책임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달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모두 33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 역시 뇌물수수 공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문고리 3인방'이라 불렸다.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