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 3명에 대해 징계개시를 신청한 것에 대해 2차례나 명백히 기각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징계절차를 강행 결정하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7일 논평을 내고 “변협 변호사징계위에서 2차례나 징계신청을 기각한 사안을 법무부가 뒤집는 것은 변협 변호사징계위의 권한과 변호사단체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무부의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 결정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여부에 관한 결정권은 원칙적으로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독자적 권한이자 변호사 단체의 자율권의 영역에 포함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변호사 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변호인의 변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도 위반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은 201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은 민변소속 변호사 7명에 대한 징계개시를 대한변협에 신청했다. 이 중 권영국 변호사 등 5명은 2013년 7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대한문 집회에서 경찰관들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당시 권 변호사 등은 집회를 과도하게 통제한다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나머지 2명은 김인숙 변호사와 장경욱 변호사다. 김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 사유는 세월호 집회 관련 피고인들에게 묵비권을 강요했다는 것이었다. 장 변호사는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간첩혐의가 유죄로 확정된 이모씨의 변론을 맡았는데, 이씨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것이 징계개시 신청 사유였다. 2015년 7월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 중에 장준하 사건을 취급한 후 민형사 사건을 수임한 혐의로 수사했다가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역시 대한변협에 징계개시를 신청했다.
변호사법 97조의2는 지방검찰청장이 범죄수사 중 변호사법상 영구제명 규정을 포함해 ▲변호사법 위반 ▲변협 또는 지방변호사회 회칙 위반 ▲변호사 품위 손상의 사유가 있을 경우 변협회장에게 징계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지검장과 박 지검장의 징계개시 신청은 이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변협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심리한 결과 이들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이 합당하지 않다고 결론 내고 기각했다. 검찰은 이에 이의신청을 했고, 대한변협은 다시 징계위를 열어 심리한 뒤 재차 기각했다.
변협 관계자는 “당시 검찰의 징계개시신청 및 이의신청을 기각한 사유는 징계 사유가 불분명하고 변호인의 변론권 행사의 범주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거나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결과 등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에 불복해 이번에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냈다. 법무부는 지난 2일 검찰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이들 세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오는 9일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앞서 민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징계개시청구권은 변호사법상 변협회장에게 있고 변협의 징계개시 신청 기각 결정에 검찰이나 법무부가 불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에 위반한 법무부의 징계개시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김 변호사 등 3명에 대한 혐의 내용은 이미 변협 징계위 결정으로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결론이 났다”며 “실체적인 징계사유가 없는데도 검찰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법무부가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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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