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문무일 검찰총장이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폭로와 관련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구성을 지시하고 단장에 양부남 광주지검장을 임명했다.
주영환 대검찰청 대변인은 6일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춘천지검에서 수사 중인 사건 및 제기된 의혹에 대해 독립적인 수사단을 편성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전날 춘천지검은 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고 의혹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문 총장이 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에 따르면, 수사에 관한 전권은 양 단장이 가지며, 문 총장에게도 수사상황을 보고하지 않는다.
수사 대상은 수사 외압 의혹 뿐만 아니라 재수사 중인 채용비리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춘천지검은 현재 진행 중인 재수사에서 손을 떼고 관련 자료를 모두 수사단에 넘기게 된다.
수사단 규모는 차장검사 1명, 부장검사 1명, 평검사 5명 등 단장을 포함해 검사만 총 8명이다. 여기에 수사관들이 함께 편성된다. 양 단장은 현재 차장검사를 포함해 수사단원들을 인선 중이다. 수사단 사무실은 서울북부지검에 마련된다.
수사단은 수사 외압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가동된다. 수사가 종결되면 외부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수사점검위원회 검증을 받게 된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문 총장의 의지로 읽힌다.
수사단 전체 인원만 보면 가장 화력이 막강하다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비슷하다. 여기에 검사장이 직접 지휘하고 차장검사가 지휘라인에 함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 수 위라는 분석이다. 검찰총장이 단장을 임명하지만 그를 지휘하거나 수사상황을 보고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임검사와 유사하다.
전날 국회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특임검사 임명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문 총장이 특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특임검사는 검사들의 비위 수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 규모와는 맞지 않는다는 게 문 총장의 판단으로 보인다. 의혹을 폭로한 안 검사에 따르면,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종원 전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 전직 모 고검장 등이 연루돼 있다. 이들 모두 수사 대상이다.
현재 춘천지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공소유지는 그대로 진행된다. 주 대변인은 "공소유지는 춘천지검에서 그대로 진행하되, 필요에 따라서는 수사단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검사는 지난 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중 당시 최 지검장이 구속 대상인 최홍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불구속 하도록 지시했고, 이 지시를 내리기 전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만나고 왔다고 폭로했다. 또 수사 대상이던 권 의원과 같은 당 염동열 의원, 강원 출신의 전직 고검장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이들의 이름이 기록된 증거목록을 삭제하라는 압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춘천지검은 다음날 자료를 내고 “권 의원이 수사가 지나치다는 불평을 한다는 풍문이 있었으나, 변호사로부터 수사 절차와 관련해 이의제기를 받은 것 이외에 권 의원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증거목록 삭제 압력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모든 증거기록이 피고인 측에 이미 공개돼 열람·등사까지 이뤄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불구속 방침에 대해서도 안 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하기 전 최 지검장이 대검에 보고를 거쳐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검사를 대리하는 김필성 변호사는 이날 "사건에 관련된 국회의원의 변호인이자 외압을 행사한 전직 검찰 간부의 공무상 비밀누설이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대검에서 증거로 제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했다"면서 "안 검사가 검사직과 명예를 걸고 양심선언을 하는 것에 대해 검찰이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는커녕 늘 하던 방식대로 거짓 변명으로 사안을 덮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수사를 맡게 된 양부남(55·사법연수원 22기) 광주지검장이 지난해 8월1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검찰청 9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직원들에게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