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안철상 신임 법원행정처장(사진)이 환골탈태하는 마음으로 사법행정의 제자리를 찾자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1일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행정의 본분이 재판을 지원하는 데 있다는 것은 자명하지만 그간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풍토 속에서 사법행정이 그 본분을 망각하거나 소홀히 한 것이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법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 결과발표와 관련해 “우리는 사법행정이 그 동안의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법부가 처한 위기의 진앙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최근에 나온 조사결과는 저나 법원 가족 여러분이 감내하기 어려운 충격을 안겨줬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이어 “저는 법원행정처장으로서 투명하고 정직한 사법행정을 기조로, 그 동안의 잘잘못을 가려내어 고칠 것은 고치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 과거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진지하게 반성하겠다”면서 “당장은 부끄럽고 불편한 일일 수 있겠지만 이것은 진정한 화합을 이루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내딛어야 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사법행정 정상화를 위한 법원행정처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호응도 당부했다. 안 처장은 “사법행정에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노력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님을 저는 잘 알고 있다”면서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시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것도 잘 알고 있고, 그 표현 방법이 다를 뿐 거기에는 모두 법원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한 마음을 모아 서로를 존중하며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이어 “법원행정처의 조직, 임무, 의사결정 구조, 정보공개 상황 등 여러 제도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법원행정처의 조직 문화도 더 개방적이고 활기차게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사법행정의 개혁에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당부하면서 “누구보다 사법행정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여러분들이 사법행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의견을 거리낌 없이 개진할 때 비로소 실효성 있는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법원행정처 구성원들의 회복탄력성을 믿기에, 오늘의 불편함이 사법행정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소중한 에너지로 승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 처장은 추가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발표 이후 법원행정처 쇄신작업을 맞게 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24일 대국민 입장문에서 "유사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문화와 관행을 끌어내기 위한 인적 쇄신 조치를 단행하고, 법원행정처의 조직 개편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법관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기구의 설치를 검토하는 것과 함께 기존 법원행정처의 대외 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법원행정처 상근 판사를 축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틀 후 법원행정처 조직 일신 차원에서 김영란 법원행정처장을 재판부로 복귀시키고 안 처장을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했다.
안 처장은 사법연수원 15기로 지난 1986년에 법관으로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등을 거쳐 지난 1월2일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