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주)다스가 김경준 전 BBK 대표측으로부터 받은 투자금 140억원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들 이시형씨를 통해 회수하려 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이 전 대통령의 조카 김동혁씨와 전 다스 관계자의 대화 내용이 녹음된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의 큰누나인 고 이귀선씨 아들로, 이상은 다스 회장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리베이트를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녹취에서 김씨는 다스 관계자에게 “140억이 이상* 그리 갔자나....140억 갖다 줬잖아. 지금 그래 갖고는 몇 년 전에 ‘영감’이 시형이보고 달라 그래 가지고 그래 된거야. 시형이가 이상은씨보고 “내놓으시오” 그랬더니 “난 모른다. 동형이가 안다.” 이래 된거야“라고 말했다. 여기서 ‘영감’은 이 전 대통령으로 추정된다.
이에 다스 관계자는 “난 그거 갖다 줬는데, 제가. 그 돈 140억. 그 자기앞수표로 만들어갖고 갖다 줬어요. 제가 갖다 줬어요”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누굴 갖다 줬느냐”고 김씨가 묻자 “그 때, 이영배 사장님이던가. 내가. 그거 갖고 오라고 해서 그쪽으로 전달했는데. 제가 전달했는데요. 아니, 그건 회장님 안 가져갔어요. 왜냐면 그날 그날 삼성의료원에 입원하고 계셔가지고. 제가 병문안 병간호를 하다가. 그때 이** 감사도 그 자리 있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회장은 이상은 회장이다. 이영배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졌으며, 2008년 BBK 특검 당시에 특검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 대화 중에는 이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과 친형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강경호 현 다스 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화에서 김씨는 다스 관계자에게 “사장 올라갔는데 이상은씨가 반대했다 이거야. 그래서 VIP가 이상득이한테 전화가 왔대. 이상득이한테. 강경호. 이상은씨 반대. 그래가지고 집어 넣은 거야. 응? 강경호를..그런데 지금 이상득이 말 들어보면, 그 OO 저 찾아오지도 않고"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다스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나, 김씨의 말을 들어보면 이 회장의 의견을 꺾고 인사를 강행할 정도의 영향력을 다스에 행사했다. 아무리 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실소유주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전날 다스 경주 본사와 강 사장 자택, 서울 서초동 영포재단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음파일과 녹취록 역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인 김씨가 대화 중간에 BBK를 언급함으로써 140억이 스위스에서 반환된 돈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중의 다스 관계자는 직접 수차 만나본 내부제보자인데 이영배씨에게 가져다 준 그 돈이 스위스 140억인지 아니면 별개의 돈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이 제보자는 외환은행 경주지점에서 김진 사장과 동행해 돈을 인출한 후 이영배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