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작업 중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필요한 조치를 할 사업주의 의무를 위반할 때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도록 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관광호텔신축공사를 하는 사업주 김모씨가 형벌조항은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고, 범죄행위를 하지 않은 법인을 처벌해 자기 책임 원리에 반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을 때는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는 근로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고, 이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공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위반행위는 이런 행정 목적과 공익을 침해하는 정도가 크고,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했다.
이어 "이윤 추구라는 영업 활동의 본질상 사업주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영업비용 증가의 문제로 인식하기 쉽다"며 "이를 위반하는 행위는 엄히 처벌하지 않으면 발생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밝혔다.
또 형벌조항의 구체적인 법정형의 종류와 형량 역시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어 과잉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양벌규정 조항도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과하지 않는 내용의 단서를 두고 있어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씨는 2016년 5월 작업 중 안전 시설물 등을 설치하지 않아 위험 예방을 위한 필요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1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제주지법에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공판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와 제71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그러나 법원은 벌금 150만원 선고했고, 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 판결을 받자 김씨는 지난 3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헌재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