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자신의 반려견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허락 없이 이웃집에 들어가 항의한 50대 남성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재판장 신광렬)는 과실치상 및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와 딸, 처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들 모두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박씨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박씨의 딸과 아내는 2015년 6월쯤 자택 빌라 1층 현관에서 2층 이웃에 살고 있는 최모씨가 자기를 보고 짖는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반려견을 폭행하고 집으로 들어가자 쫓아 올라갔다. 당시 최씨 집 현관문은 절반 정도 열려 있었고, 박씨 가족은 최씨나 그의 가족들의 동의 없이 열려있는 문을 통해 거실로 들어가 최씨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뒤 딸의 연락을 받은 박씨도 최씨 집에 도착했다. 박씨는 신발을 신은 채 최씨 집 거실로 들어왔고 소파에 앉아 있는 최씨를 향해 “너도 맞아봐라, 혼자도 패줄까”라고 소리치며 최씨의 가슴팍을 손으로 잡았다. 최씨는 박씨 가족을 과실치상 및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박씨의 딸이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1심은 박씨 가족의 유죄를 인정하고 박씨와 박씨 딸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범죄의 책임이 중하게 인정된 박씨의 처는 집행유예 형을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은 정상을 참작해 박씨에게만 유죄를 인정, 벌금 50만원을 선고하고, 딸과 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폭행 정도가 그리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자신의 반려견에게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벌금형 처벌을 1회 받은 적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것 등에 비췄을 때 1심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아내 한씨에 대해서는 "피해자 아내 동의 없이 거실로 들어갔다 하더라도 행위의 목적, 방법, 집안에서의 행동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폭행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5분 정도 말로 항의하다가 반려견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출발한 점에 비춰볼 때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딸 박씨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과정에 대해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피해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