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물류산업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불리는 해운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3일 해양수산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물량수주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보류했다. 소위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에선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에 올라온 개정안은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과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이 발의했다. 정유섭 의원 발의안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물류자회사들(2자 물류기업)이 모기업과 계열사의 물량만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인화 의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물류자회사의 해운물류주선업무 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축소하는 안을 냈다. 포워딩 금지분야를 해상에만 한정한 것이다. 화주가 직접 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1자 물류, 물류자회사 이용 시 2자 물류, 관계없는 물류전문업체를 이용할 땐 3자 물류라고 한다.
두 개정안 취지는 같다.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그룹 계열사가 아닌 제3자 화주 물량까지 확보하면서 선사 등에 저가 운임을 강요하고 있어 그룹 내 물량만 받도록 강제하겠다는 의미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자 물류기업을 갖고 있는 삼성(삼성SDS 물류부문·삼성전자 로지텍), 현대차(현대글로비스), LG(판토스), 롯데(롯데로지스틱스), 한화(한익스프레스) 그룹 등은 직격탄을 받는다.
2016년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액은 15조3406억원에 달한다. 삼성SDS 물류부문·삼성전자로지텍은 각각 3조4384억원과 8834억원, 롯데로지스틱스 3조1910억원, 판토스 2조9976억원, 한익스프레스 4679억원이다.
한 물류전문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2자 물류기업이 갑질을 하며 전문물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국회의 지지부진한 논의가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2자 물류기업 측은 “2자 물류기업의 수출 물동량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를 규제하고 나설 경우 글로벌 경쟁력 위축은 물론 수출시장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대글로비스의 평택·당진항 자동차선 전용부두. 자료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