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내달 국회 국정감사는 재벌개혁, 갑질 논란 이슈 등과 맞물려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에 대해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하는 만큼 기업 길들이기 성격도 있어 보인다.
각 상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이달 중으로 증인 신청을 받아 증인 채택 협상을 시작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10일 “위원회별로 이달 마지막 주까지 증인 신청을 마무리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증인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감 이슈도 많고 다룰 내용도 방대하다”면서 “차질 없는 국감을 위해 사전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별로 정무위는 재벌개혁과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대기업의 갑질 문제, 환경노동위원회는 부당한 근로행태와 일자리 문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방송개혁, 통신비 및 단말기 가격 인하 등을 다룬다.
특히 피자헛, 미스터피자, 신선설농탕 등 최근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국감 칼날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고질적 병폐로 꼽혀 온 CGV 등 영화계 수직계열화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서는 총수들의 증인 채택 여부를 주시하며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한 대기업 대관담당 임원은 “지금 최대 관심사는 대기업 총수와 사장단의 국회 출석 여부”라고 말했다.
반대로 각 의원실에선 증인 명단이 미리 새어나갈 경우 무마 로비가 들어올 것으로 보고 보안에 신경 쓰는 분위기다.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증인 신청은 영업비밀”이라며 “오픈되면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벌 세우기식 기업인 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기업이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소 범위 내에서 증인을 채택하고, 정부를 견제·감시하는 국감 본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에 호의적인 보수정당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저의 기본적인 생각이 국감은 국회가 정부 상대로 하는 감사이지, 민간을 향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간인 증인신청 자체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민간섹터에서 문제가 있으면 왜 감독을 제대로 못했냐고 정부에게 따져야지 민간인을 불러다 국회서 몇 시간씩 앉혀놓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며 “그분들이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법적으로 처리해야지 하루 종일 호통치고 하는 것은 아니지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을 과도하게 채택하는 등 ‘갑질’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각 상임위원회는 이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