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검사들과의 대화’ 참석 검사로 잘 알려진 허상구(사법연수원 21기) 청주지검 차장과 이완규(23기)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법무법인 동인에서 나란히 한솥밥을 먹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 전 차장과 이 전 지청장은 최근 변호사 개업신고를 마치고 동인에서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들과의 대화’ 참석 검사 10명 가운데 8명이 검찰을 떠났는데, 이 중 두 명이 동인에서 일하게 됐다. 나머지 검사들은 각각 개인개업을 하거나 대형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허 전 차장은 부산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한 뒤 인천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검 검사,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정,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대전지검 형사1부장,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역임했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장을 거쳐 서울고검 검사로 일하다가 이번 승진인사에서 탈락하자 검찰을 떠났다.
이 전 지청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서울지검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대검 형사1과장, 서울남부지검 형사 4부장,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서울북부지검 차장을 거쳐 2016년 1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진급 대상이었으나 누락되자 지난 8월 퇴임했다.
허 전 차장은 서울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2003년 3월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에 평검사 대표로 참석해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다. 토론을 통해 검사들을 제압하겠다면 토론은 무의미하다. 검사들의 참여가 없는 인사는 정치권의 밀실인사다. 대통령의 인적청산이 과거 독재정권의 인적청산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검 연구관이었던 이 전 지청장 역시 토론회에 참석해 검찰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기라는 검사들의 요구를 노 대통령이 “세계 어느 나라에도 그런 일이 없다”고 반대하자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법무부장관이 가지고 있는 제청권, 즉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정치권의 영향력이 수없이 검찰에 들어오는 폐해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지청장은 현직에 있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사를 여러번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5월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석열 박영수 특별검사팀 팀장이 검사장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인사하자 “정권 교체기의 혼란기이고 검찰의 인적쇄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청와대 주도로 전례 없는 인사도 몇 차례 행해졌다”고 반발했다. ‘돈봉투 만찬’ 사건과 관련해 부산고검 차장으로 좌천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서도 “감찰 조사도 하기 전에 직위 강등 인사가 있어 그 절차나 과정이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동인이 허 전 차장과 이 전 지청장을 포함해 이번에 영입한 고검검사급 인사는 5명이다. 대전지검 서산지청 지청장을 역임한 위재천(21기) 검사와, 고민석(25기)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 김연곤(26기)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 등이 이번에 동인에 합류했다.
허상구 전 청주지검 차장(왼쪽)과 이완규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2003년 3월 열린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TV토론회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질의하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