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해 정수기 이물질 검출 사태 이후로 정부가 정수기 품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기 위한 비용 등이 추가되겠지만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수기 품질검사기관에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재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셀프인증' 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10일 얼음제조 등 정수기 부가기능의 위생관리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먹는물관리법' 개정안을 이날부터 40일 동안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사태 이후 정수기의 부가기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우선 얼음제조기, 탄산제조기 같은 정수기의 부가기기에 대해서도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른 준수 여부를 체크한다. 수돗물의 불신을 조장하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는 표현으로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에 대해 제한한다. 정수기 품질검사를 받지 않는 제품이 '정수기'라고 표시하는 것도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환경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코웨이 정수기 이물질 검출 사태로 정수기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신뢰도'가 타격을 받은만큼 정부 차원의 품질관리 방안으로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일정수준 회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일정 수준 이하의 정수기가 난립하게 되면 기존의 업체들에게도 해를 끼치게 되지 않겠냐"며 "품질 관리를 더 엄격하게 진행하면 업계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환경부 입법예고는 다양해지는 기능성 정수기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인 것 같다"며 "기업에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국민 건강과 정수기 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경부는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전담하던 정수기 품질 검사 기관을 재지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정수기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정수기협동조합을 정수기 품질 검사기관에서 배제한다는 조항은 없고, '요건'을 다시 마련한다는 계획만 밝혀 '셀프인증' 에 대한 우려는 남게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제 표준규격의 검토를 통한 품질검사기관 자격요건을 오는 11월까지 마련하고 그에 맞는 기관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자격요건을 마련하는 과정이라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재지정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조합 관계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 "환경부의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면 여러방면으로 검토해 볼 계획"이라는 답만 되풀이했다. 한편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은 먹는물관리법에 의거해 정수기 품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정수기 업체들은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마다 이 조합의 검사를 거쳐 KC마크를 부여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품질검사 업무는 이 조합의 주된 수익원으로 알려져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코웨이 3종 얼음정수기에서 증발기의 니켈도금이 떨어진 제품결합의 원인이 증발기와 히터 등으로 구성된 냉각구조물의 구조, 제조상 결함문제로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