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엉터리로 예측하면서 혼란만 안겨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내놓은 전망치가 적중한 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그것도 중간에 수치를 수정하면서다. 글로벌 경기 등 경제 상황 급변 탓만 하기엔 빗나간 폭이 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소속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로 최근 10년간 성장률 전망과 실적을 제출했다. 기재부는 전년도 12월과 당해년 6월 두 차례 성장률 전망을 담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기재부 제출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20번에 걸쳐 발표한 성장률 전망은 2016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틀렸다. 장밋빛 전망으로 실적보다 부풀려진 게 대부분이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즈음해서는 터무니없는 수치를 연달아 내놨다.
기재부는 2008년 성장률과 관련, 전년 12월 4.8% 내외, 당해년 6월 4%대 후반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절반 수준인 2.8%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2009년 전망치도 전년 12월 3% 내외로 전망했다가 당해년 6월 1.5% 내외로 6개월 만에 반토막을 냈지만, 실제 성장률은 애초 예상의 4분의 1도 안 되는 0.7%에 불과했다.
2011년 역시 전년 12월과 당해년 6월 각각 5% 내외, 4.5%를 예측했으나, 실적은 3.7%에 그쳤다. 2012년과 2014년, 2015년 모두 실적이 예상을 밑 돌았다. 반면 2007년과 2010년에는 실적보다 낮게 전망했다.
핑계가 없는 건 아니다. 전망에 고려할 경기 회복 속도와 불확실성이 편차를 벌리거나 하방 변수가 전망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실적이 나오면 전망치를 다시 깎아내리기를 반복했다. 드문 경우지만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 확인될 땐 성장률을 올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6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결과적으로 틀렸다는 데 대해서는 국민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연초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정적 하방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성장 전망을 신중히 하고 정확하게 맞추려고 해도 새로운 환경이 발생하면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올해 성장률을 놓고도 기재부는 지난해 말 2.6%로 전망했지만, 이달 말쯤 발표할 경제정책방향에선 3%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정책 목표와 맞물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전망이 예산·세수 추계의 기준이 되고, 민간기업의 사업계획에 반영된다는 걸 감안하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보다는 민간연구소 자료를 활용하거나, 보수적인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을 참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국내외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성장률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맞지만, 정부가 다소 전향적인 측면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보다 신뢰성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성장률을 높이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고용과 실업률을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