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처가 강남땅 비리와 아들 병역 특혜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수사팀 관계자들과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조선일보는>7일치 기사 중 ‘팔짱낀 채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제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우 수석은 보온용 점퍼차림으로 눈을 내리깔고 웃고 있고, 우측에는 수사팀 관계자들이 웃으면서 응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장면에 대해 “이 사진은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수사담당 부장검사인 김석우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 간 사이 우 전 수석이 다른 후배검사 및 직원과 서 있는 상태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의자(피고발인, 피고소인)가 조사를 받던 중 검사나 검찰 수사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공범이나 소환일정 등 수사 진행에 관해 피의자가 질문하면 답해주는 식일 뿐, 서로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사진을 보면 검사와 수사관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공손한 태도로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조사 받는 사람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이 가급적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주고는 있지만, 우 전 수석은 기본적으로 피의자”라며 “수사검사가 조아리듯 대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의 설명이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사건이 엄중한 만큼 사진 장면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며 “국민으로서는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제대로 할 지 의문을 갖게 한다. 결국 특검을 검찰 스스로 부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고위 검찰 출신 변호사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수사팀 스스로 자중하고 조심했어야 하는데 매우 유감이다. 결국 수사 공정성 시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와 함께 "엄격히 말하면 우 전 수석은 피의자"라며 "아직도 검찰이 해명에 후배검사 운운하는 것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이번 일이 아니어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는 윤갑근 특별수사팀장(고검장)은 우 전 수석과 각별한 인연이 있어 애초부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9기 동기인 데다가 2006~2007년 법무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10년에는 우 전 수석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으로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였던 윤 고검장과 업무적으로 매우 긴밀한 사이였다.
윤 고검장은 특별수사팀 출범 당시인 지난 8월24일 이 같은 지적에 "저는 개인적인 인연에 연연할 정도로 미련하지 않다. 무엇보다 특수팀이 꾸려진 취지는 다른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객관적이고도 공정하게 일을 진행하라는 것이다. 수사팀이 꾸려진 의도대로 엄정하게 본분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이번 개인비리 외에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민정수석으로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특별감찰관이 있지만 조사범위가 한정적인데 비해 민정수석은 대통령 주위의 비리 움직임에 대한 총괄적 책임이 있다”며 “이번 ‘국정농단’ 책임에서 우 전 수석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가족회사 '정강'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