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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민심이다. 박근혜 하야 하라"(종합)
5일 전국 30만명 시민 '박 대통령 사퇴 촉구 집회'
입력 : 2016-11-06 오전 3:19:2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성난 민심이 촛불이 되어 전국을 뒤덮었다.
 
서울 시민 20만여명은 5일 오후 4시부터 50개 시민단체들이 모인 민중총궐기투쟁 본부 주최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에 참여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애초 5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과 겹치면서 참여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경찰 추산 최종 참여인원은 45000여명이었지만 이를 훨씬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집회 참여자들의 행진을 응원한 인근 상가 주민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경찰도 220개 중대 병력 17000천여명을 투입하고 청와대로 향하는 광화문 북단과 삼청동 방향으로 차벽을 세우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부모 손을 잡고 거리로 나온 아이들부터 중고생, 대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종로1가를 가득 메웠다
 
특히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 수백명이 무리를 지어 집회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중고생연대로 알려진 이 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일부 학생들은 이후 본 집회에 합류했다. 집회가 끝난 뒤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일부시민들의 자유발언 모임까지 남아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중고등학생들의 집회 준비팀 제안으로 전구에서 모인 중고생들이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집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법부도 시민들의 집회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이날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들이 "촛불집회 거리행진을 금지통고한 처분을 정지해 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시민단체들은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00명의 질서유지인을 배치할 계획이고 지난 29일에도 유사한 성격의 집회·시위를 개최했으나 큰 혼란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이번 집회·시위로 인해 교통 불편이 예상되지만 이는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수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범국민행동'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교통 유지를 위해 집회와 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통고 처분하자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날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2시간 동안 1부 행사인 문화제에 참석한 뒤 오후 6시쯤부터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은 광화문 광장에서 을지로, 명동, 광화문 우체국, 종로를 거쳐 을지로로 돌아와 광화문 광장에서 끝났다
 
광장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오후 8시쯤 2'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다' 행사를 열었고 집회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날 박 대통령이 두 번째 사과를 했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직장인 김성배씨는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최순실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 아니냐자진 하야 만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시 박 대통령을 뽑았다는 60대 최춘배씨는 내가 이러려고 박근혜를 뽑았나 싶다한때 지지자였던 사실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91차 집회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집회에 가족과 함께 참여한 김영민(47)씨는 박 대통령이 2차 사과에서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박 대통령 본인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여 시민 박경희(44·)씨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설명이 공정한 수사를 방해할 것이 두렵다면서도 개인사를 부각시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참 가증스러웠다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늦게까지 집회에 참여한 여고생 박모(17)양은 이화여대는 많은 여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이다. 고교 3년간 수업일수 582일 중 229일을 결석한 정유라씨가 입학을 한 것이 말이 되느냐국정농단 의혹도 그렇지만 정씨의 이대 특혜 입학도 진상이 반드시 규명돼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는 사회 지도자와 지식층 인사들도 참여했다. 2부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정치적인 방법으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낼 수 없다""오직 국민들이 강력하게 의지를 나타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손푯말을 들고 시민과 함께 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국민행동 및 촛불집회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집회에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보수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면서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집회에 참여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7시쯤 서울 종로3가 귀금속 도매상가에서 흉기를 든 60대 남성의 위협을 받기도 했으나 현장에서 체포됐다.
 
종로 교보문고 앞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엄마부대 주옥순(58) 대표가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집회를 열던 중 박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석한 한 여고생의 뺨을 때려 체포됐다.
 
집회는 민중통궐기투쟁본부가 주최한 2부 행사를 끝으로 오후 930분쯤 공식행사를 마쳤지만 적지 않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남아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를 외쳤고, 10시를 넘겨서는 일부 시민들이 무리를 지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은 지방에서도 타올랐다. 광주에는 시민 5000여명이 모여 동구 금남로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와 박근혜 퇴진 촉구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진행했다. 대전에서는 시민 1만여명이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대전시민 샤우팅대회'에 참여했다.
 
전주에서도 시민 3000여명이 오거리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 전북도민총궐기'집회를 개최했다. 강원 춘천시민들은 서울로 상경해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 집회에 참여했으며, 민중 총궐기 제주위원회는 시청 조형물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 30만명으로 추산(시민단체 집계)되는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했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서울의 경우 공식 행사가 끝난 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주변에 널린 푯말이나 현수막 등을 치웠고, 경찰 측도 집회 통제 보다는 시민 안전에 더 신경을 썼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립민속박물관부터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사이에 살수차를 대기시켰지만 집회가 종료되면서 모두 철수했다. 1차 집회는 자정 가까이까지 시민과 경찰들이 대치했지만 이날은 오후 1030분쯤부터 차량통행이 모두 재개됐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는 평일 동안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며, 오는 토요일인 12일 또 한차례 전국적인 대규모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대학생 시국회의 단체 회원들과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10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3만명)의 시민, 청년학생들이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에 참석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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