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김광연기자] 안종범 (57)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구속된 데 이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청와대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우 전 수석은 6일 오전 10시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특별수사팀 수사 75일, 민정수석 퇴임 후 7일 만이다.
박근혜 정부 막후 실력자로 통해온 우 전 수석은 국정감사 등에서 수차례 증인 출석 요구를 받으면서도 버텼지만, 이제는 피고발인 신분 신세로 친정에서 앞으로 계속 조사를 받게 된다.
안 전 수석이나 정 전 비서관과는 달리 이날 꼿꼿한 태도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선 우 전 수석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서 물어보시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만 말했다.
국정농단 등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씨와 관련된 질문들도 이어졌으나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입을 다물었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을 상대로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우 전 수석은 처가 가족회사인 '정강'의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과 가족들이 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고급 외제차 '마세라티'를 리스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넥슨코리아와의 강남 땅 매매 특혜와 의경인 아들이 보직상 특혜를 받도록 경찰에 압력을 넣은 혐의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우 전 수석과 관련한 수사 핵심은 이번 국정농단에 대한 의혹까지 번질 것인지 여부다. 우 전 수석은 일단 개인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절대적 신뢰를 기반으로 국정 전반을 조율해왔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국정농단 사건에도 관련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구속된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정농단' 또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 수사가 급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법원은 이날 자정 직후 두 사람 모두에 대해 "범죄가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은 구속된 뒤에도 주말 동안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구체적인 지시를 직접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씨 귀국도 이번 주 중 예상되고 있다. 차 씨는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미나 미국 등지에서도 목격됐다는 제보가 있어 검찰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검찰은 변호인이나 지인을 통해 차씨와 접촉하고 있지만 차씨가 이번 사태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언제든 국제공조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김광연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