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성난 민심이 촛불이 되어 전국을 뒤덮었다.
서울 시민 20만여명은 5일 오후 4시부터 50개 시민단체들이 모인 민중총궐기투쟁 본부 주최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에 참여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애초 5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됐지만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과 겹치면서 참여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부모 손을 잡고 거리로 나온 아이들부터 중고생, 대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종로1가를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날 박 대통령이 두 번째 사과를 했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직장인 김성배씨는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최순실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 아니냐”며 “자진 하야 만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시 박 대통령을 뽑았다는 60대 최춘배씨는 “내가 이러려고 박근혜를 뽑았나 싶다”며 “한때 지지자였던 사실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보수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면서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집회에 참여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7시쯤 서울 종로3가 귀금속 도매상가에서 흉기를 든 남성의 위협을 받기도 했으나 현장에서 체포됐다.
종로 교보문고 앞에서는 보수단체 소속의 한 중년 여성이 박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여한 한 여고생의 뺨을 때려 체포됐다.
이날 집회는 민중통궐기투쟁본부가 주최한 2부 행사를 끝으로 공식행사를 마쳤지만 일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남아 오후 10시 현재까지도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촛불은 지방에서도 타올랐다. 광주에는 시민 5000여명이 모여 동구 금남로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와 박근혜 퇴진 촉구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진행했다. 대전에서는 시민 1만여명이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대전시민 샤우팅대회'에 참여했다.
전주에서도 시민 3000여명이 오거리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 전북도민총궐기'집회를 개최했다. 강원 춘천시민들은 서울로 상경해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 집회에 참여했으며, 민중 총궐기 제주위원회는 시청 조형물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대학생 시국회의 등 단체 회원들과 자발적으로 전국에서 모인 약 10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3만명)의 시민, 청년학생들이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에 참석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대통령 하야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