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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자유무역협정 상대국 원산지 검증 '부실' 특혜관세 대상 안돼" 첫판결
삼성물산 '스위스 금괴' 관세 소송 패소 확정
입력 : 2016-08-24 오후 1:29:5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상대국이 원산지를 확인해달라는 우리 관세청의 요청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회신기간을 넘어 정보를 제공한 경우, 자유무역협정상 특혜관세대우 적용대상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4일 스위스로부터 금괴를 수입한 삼성물산이 "원산지 검증이 스위스 내 소송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증 회신이 지연됐다거나 불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관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유무역협정과 자유무역협정 관세법에 따르면, 수입 당사국 관세당국은 수출 당사국 관세당국의 원산지 검증 결과 회신을 존중하되 10개월 내에 회신이 없거나 해당 서류의 진정성 또는 상품의 원산지를 판정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회신할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협정관세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스위스 관세당국은 스위스 내에서 진행된 수출자와의 분쟁 도중 1심에서 승소하고도 상소심에서 뒤늦게 스스로 검증절차를 진행한 후 수출자(생산자)의 주장이 맞다고 인정해 처분을 번복했고, 그 결과 소송이 종결됐다"며 "결국 회신을 지연·번복한 데 소송의 제기 등 외부적 요인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스위스 관세당국은 최종회신 내용을 지지할 상세한 설명과 증빙자료를 제시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금괴의 생산자들이 원산지와 비원산지 재료를 혼합 사용해 금괴를 생산했지만 자유무역협정 규정에 따른 재료의 구분 보관 또는 관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은 자유무역협정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같은 취지에서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삼성물산은 2006년 11월부터 약 1년 동안 스위스산 금괴를 수입했는데 인천공항 세관에 수출자가 발행핸 원산지신고서를 제출하면서 E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세율 0%를 적용해 신고했다.
 
이에 서울세관은 삼성물산이 적용한 수입 금괴에 관한 협정세율이 적정한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2008년 6월 스위스 관세 당국에 원산지 검증을 요청했다. 그러나 스위스 관세 당국은 회신기한인 10개월이 지나도록 회신하지 않았고 서울세관은 2009년 8월 특혜관세대우를 배제하고 기본 관세율 3%를 적용해 가산세 등을 포함해 관세 총 8억4500만원을 부과했다.
 
삼성물산은 이에 반발해 같은 해 10월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냈으나, 가산세 1억4300여만원에 대해서만 취소결정을 받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그러나 "스위스 관세 당국이 회신기일인 10월 이내에 회신하지 않거나 부실한 검증정보를 보낸 것은 특혜관세대우를 적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관세 부과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삼성물산이 항소했으나, 항소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하자 삼성물산이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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