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001년 발생한 이른바 ‘나주 드들강 여고생 성폭행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차에 걸친 검·경의 전방위 수사로 15년만에 기소됐다.
광주지검 강력부(부장 박영빈)는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사건’의 범인 A씨(39)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강간 등 살인)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사건은 2001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여고생이던 B양(17)을 전남 나주시에 있는 드들강변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뒤 목을 조르며 강물에 빠뜨려 살해했다. B양은 범행 당일 강물에서 알몸인 상태로 발견됐는데 범인을 검거할 수 없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수사가 중단됐다.
A씨는 2003년 7월 또 다른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죄로 무기징역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는데, 2012년 8월 대검찰청 DNA 검사결과 B양의 몸속에서 검출된 정액과 A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재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A씨는 이미 10여년 전 일로 성관계 사실을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데다가 DNA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면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겠지만 B양을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반박했다. 또 당시 부검의 소견상으로도 체액 검출 가능기간이 3~4일이었기 때문에 A씨는 살인혐의로 기소되지 못했다.
이후 최초 사건을 담당했던 나주경찰서는 이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기간이 다가오자 재수사를 검찰에 건의한 뒤 수사를 거쳐 A씨를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송치했고 광주지검은 강력부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해 검경 합동 수사체제를 구축해 전면적인 3차 수사에 나섰다.
검·경은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A씨의 과거 동료수감자 350여명을 전수 조사하고 B양의 사인과 정액검출 기간과 관련해 전문 과학수사를 실시했다. 또 지난 4월 이후 A씨 접견 내역과 관련자 압수수색, 법의학자 및 범죄심리학자 등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했다.
3차수사 결과 검·경은 사건 당시 B양이 성폭행을 당한 직후 사망한 점으로 미뤄볼 때 A씨가 범인으로 유력하다는 점, A씨가 수감 중 숨겨 지니고 있던 범행당일 일자가 인쇄된 사진이 발견된 점, A씨가 숨기고 있던 사진을 바탕으로 알리바이를 만들어 재판에 대비하고 있었던 점 등을 밝혀냈다.
또 B양의 다이어리와 가족, 친구, 주변인물에 대한 광범위한 재조사로 범행 당일 B양의 동선과 전화통화 내역, 이메일을 재확인한 결과 B양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연락해오다가 사건 당일 A씨를 만나러 가 변을 당한 구체적인 정황을 찾아냈다.
이후 검·경은 동료수감자로부터 A씨가 B양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한다는 진술과 사건 이후 2003년 7월 A씨가 저지른 강도살인사건과 B양 사건의 범행수법이 일치하는 점, 그 전에 A씨의 범행전력에서 확인된 범행수법 또한 B양 사건과 일치하는 점 등을 증거로 A씨를 기소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수사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해 철저한 공소유지를 위함으로써 15년 전 억울하게 사망한 ‘망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7일 광주지방검찰청 강력부 박영빈 부장검사(왼쪽)는 지난 2001년 2월4일 발생한 전남 나주 드들강 여고생 성폭행 살해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벌여 15년만인 7일 용의자 A씨(39)를 강간 등 살인혐의로 기소하고 전자장치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