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24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조절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 내년엔 배럴당 65달러 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각종 변수에 여전히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50달러 ‘문턱’까지 치솟은 국제유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4센트(1.1%) 오른 배럴당 48.62달러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역시 전날보다 26센트(0.5%) 상승한 배럴당 48.61달러에 마감했다.
올 한해 국제유가 추이를 보면 1월초엔 중국의 경기둔화와 글로벌 증시 혼란에 12년 만에 배럴당 26달러선까지 떨어졌다. 경제·금융제재가 해제된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도 2월까지 26달러~35달러 사이의 불안한 움직임을 유발했다.
그러나 3월부터 카타르 도하의 생산량 동결 합의 가능성에 유가가 40달러선까지 치솟기 시작했다. 끝내 4월 도하의 합의는 불발됐지만 이후에도 나이지리아와 쿠웨이트의 생산 차질 등 단기적 요인과 미국 등 비OPEC회원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 전망 등 장기적 요인에 반등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미국의 원유 재고량의 감소 기대감이 작용하면서였다. 로이터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25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OPEC 능력 의문에 내년 65달러 전망도
최근에는 OPEC의 공급 조절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이 현재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반세기 동안 원유 공급 과잉이나 부족 사태 때마다 공급 조절로 시장의 완충재 역할을 해왔던 OPEC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OPEC의 추가 공급 능력은 지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추가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급감할 전망이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셰일가스를 견제해 막대한 원유를 시장에 쏟아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우디 전략에 다른 산유국들도 대량의 원유를 풀었기에 현재 OPEC의 증산 능력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사우디 석유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측은 하루 평균 200만배럴의 생산이 가능하다지만 실제로 생산 최대 규모는 일평균 50~70만배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유가가 내년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란 일부 시각이 있다.
시티그룹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원자재 가격도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는 오는 3분기 배럴당 50달러선에 안착하고 내년 말 65달러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이맹 쿠르발린 골드만삭스 전략가도 최근 “유가가 올해 하반기 50달러를 찍고 내년 연말까지 60달러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신임 석유장관이 지난 9일 취임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셰일·투기성 자금 등 변수는 여전
하지만 향후 각종 변수로 상승폭이 제한되거나 다시 급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업체들이 OPEC의 영향력이 줄어든 틈을 타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에드워드 모스 시티그룹 전략가는 “향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까지 오르면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될 경우 셰일오일이 유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으며 다시 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의 단기 투기성 자금도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CNN머니의 앨라나 패트로프 기자는 “최근에는 컴퓨터에 의한 트레이딩이 각광을 받으면서 투기성 자금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 초 유가가 배럴당 26달러까지 급락했을 당시에도 이러한 거래 방식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모스 전략가는 “유가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향후 하루 거래동안 유가가 3~4% 오르고 내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