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정몽준, 안철수’
지금까지 제3지대의 후보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 1980년대 후반 박찬종 변호사를 시작으로, 1992년 정주영(국민당), 1997년 이인제(국민신당), 2002년 정몽준(국민통합21), 2007년 문국현(창조한국당), 2012년 안철수(무소속) 후보 등 대선때마다 제3지대 후보가 나와 바람을 일으켰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는 거대 양당구도가 고착된 한국 정치 지형상 제3지대 후보뿐만 아니라 제3정당의 성공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위해 재도전에 나섰지만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한다.
안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지역에 후보를 내겠다는 것을 목표로 신당 창당을 야심차게 선언했지만 결국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당초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성공할까’, ‘총선 전에 또다시 합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 의원의 요즘 행보를 보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정가에서는 안 의원이 지난해 창당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신당 창당을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특히 안 의원 자신이 직접 창당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의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없어 신당 창당에 다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지금의 안 의원은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 개인 돈으로 창당 자금을 대고, 사무실 대여료로 거액의 돈을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측근들의 지역 행사에 참여하는 등 ‘자기 사람’ 챙기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측근들과 잇달아 결별하면서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박상훈 정치학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제3정당이 되고자 하는 세력의 의지와 실력이 우리에게 답을 말해 줄 것”이라며 “스스로 제대로 된 강한 정당을 만드는 문제에서 성과를 내는 ‘정치적 인간’을, 오늘의 제3시민은 강렬하게 열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안철수 신당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과연 안 의원의 달라진 행보가 제3정당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