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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21조원 ETF 선두경쟁…삼성 '지키고' vs. 미래 ' 뺏는다'
'선구자' 삼성운용 "ETF 투자의 대명사 KODEX"
입력 : 2015-12-28 오후 12:00:00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 '21조원 ETF 시장의 성장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대박기운이 감지되는 내년도 국내 ETF 시장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15년차에 접어드는 내년 ETF 시장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다. ETF 시장 활성화 의지를 드러낸 금융당국이 기관의 ETF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는데다 실제 기관들이 내년도 대규모 자금 집행을 ETF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ETF '양강'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각오가 필사적이다. 국내 ETF 시장 성장사와 맥을 같이 해온 삼성자산운용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 수식어에 만족하지 않고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절반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독보적인 선두에 있으면서도 이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펼쳐진 판 위에서 파이를 더 키우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요를 흡수할 상품출시에 기민하게 대응해 1위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계획이다. 본격화할 두 운용사 ETF 사령탑의 지략대결로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운용 "KODEX, 투자의 모든 것"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에 처음 ETF 상품을 출시한 ETF의 원조다. ETF 개념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삼성자산운용은 관련 법 정부부터 시작해 일일이 시장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ETF 시장을 만들었다. ETF가 고객 자산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간파한 결과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ETF는 약 10조2362억원(48.8%)으로 업계 1위다. 1위를 놓친 적은 한 번도 없다. 업계 전체 200여개 ETF 상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 ETF는 순자산이 4조5118억원에 달한다. 공모 주식형 펀드를 포함해도 순자산 1위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0여년간 끊임없이 신상품을 개발하고 투자자 교육에 앞장, 최고의 운용시스템을 갖추는데 공을 들여왔다고 전한다. 특히 지난 2009년, 2010년 개발한 KODEX인버스와 KODEX레버리지는 국내 투자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자평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분석하고 운용방법 개발까지 본부의 매니저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고객에게 더 나은 투자방법을 제공하겠다는 일념과 신념이 결국 해냈다. KODEX인버스와 KODEX레버리지는 국내 투자자에게 ETF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매번 '아직 없는 상품' 만들기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자산운용은 개인매매가 쉽지 않은 채권 ETF를 상장해 적은 금액으로 개인의 채권매매를 가능케 했다. 국고채뿐 아니라 단기채 ETF도 출시해 채권 ETF 시장을 넓혔고 그 결과 현재 KODEX 채권 ETF 규모만 약 2조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함께 지난 17일 동시 상장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주목된다. 같은 날 상장한 세 회사가 각각 헤지방식·보수율을 달리하면서 삼성자산운용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150 지수 하루 등락률의 두 배만큼 주가가 오르내리도록 설계됐다. 상장 일주일 만에 일 평균거래량 95만주를 기록 중이며 특히 하루 평균 109만주 거래를 보인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가 이 같은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우수한 ETF 운용노하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증된 상태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2대 은행인 건설은행 산하 자산운용사인 건신기금과 ETF 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ETF 시장 초기 단계인 중국에 ETF 상품개발과 운용, 관리 등 다양한 자문을 하기 위함이다. 향후 합작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상품개발과 운용, 마케팅 등 각 분야별로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ETF를 운용하고 있다. ETF를 통해 모든 자산을 배분할 수 있는 'ETF 마켓플레이스'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업계 최고의 인재들이 국내외 경제를 분석하고 투자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최적의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한다"며 "주식과 채권, 원자재, 외환(FX) 등 다양한 ETF를 통해 모든 자산의 투자가 가능토록, 이를 통해 투자자 본인의 투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
 
"투자자 '취향저격'…중장기 투자솔루션 제공할 것"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사진)는 내년 삼성자산운용의 ETF 상품수 확대와 마케팅 차별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ETF 규제완화로 상품개발에 속도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지금은 쉬어갈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ETF 시장점유율 50%를 놓쳤습니다. 괜찮을리 없고 되찾을 겁니다. 이를 위해선 상품 개발과 마케팅 차별화에 집중하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죠."
 
그는 ETF는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닌 투자수단으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목표는 'KODEX 마켓 플레이스'. KODEX ETF를 통해 전세계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금까지는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집중했고 액티브뿐이던 시절, 다양한 ETF 상품 개발에 주력해오는 동안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시기를 맞게 됐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환경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국내외 모든 투자를 KODEX를 통해 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배 전무는 KODEX ETF를 통해 중장기적 투자솔루션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만들어 제공만 하면 되던 시절은 갔다고 봅니다. 고객 저마다의 원하는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취향을 저격한 투자솔루션을 제공해 투자방식의 획일화를 탈피할 방침입니다."
 
시장에서 'ETF 전도사'로 통하는 배재규 전무는 2002년 국내 최초 ETF인 KODEX200 ETF를 상장시킨 인물이다. 2000년 당시 삼성투신운용 입사 이후 인덱스와 ETF에만 집중한 그는 사실상 ETF의 역사기도 하다.
 
미래에셋운용 "영원한 승자 없다"…해외승부 집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전체 ETF 시장 증가분의 80% 이상을 독식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양분한 국내 ETF 시장에서 사실상 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다각화한 상품과 해외비즈니스 확대를 기반해 빠른 속도로 수요층을 끌어모은 결과다.
 
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ETF 유입 규모는 총 1조5611억원이다. 이는 업계 ETF 전체 증가분(1조8940억원)의 80%가 넘는 수치다. 순자산 5조원도 돌파했다. 총 5조1069억원의 순자산을 기록, 시장점유율은 24%까지 높아졌다. 작년 말 대비 44% 성장한 셈이다.
 
가장 공략한 것은 상품 라인업 확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헬스케어와 커머디티, 가치주 등 섹터·스타일 ETF부터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국내외 지수형 ETF까지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TIGER ETF는 총 69개로 업계 최대, 해외투자 유형도 16개로 가장 많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대형 ETF 116개 중에서도 TIGER ETF는 34개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운용사 중 최다인 16개 신규 ETF를 상장하며 투자자에게 폭넓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TF 조직규모도 가장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ETF 전담 마케팅운용본부는 물론 매니저, 스트레티지스트 등 14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ETF 조직을 갖춘 상태다. 이들은 합성 ETF, 베타플러스 ETF 등 독특한 전략을 포함한 업계 최다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명가 입지를 공고히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ETF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시각 공유로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내년도 호주법인 설립 계획을 세운 것도 그런 이유다. 회사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의 일환으로 우량자산을 발굴해 전세계에 판매 중인 우수한 상품을 호주 현지에 공급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 2011년 인수한 ETF 전문운용사 베타쉐어즈(호주)가 다양한 ETF를 시장에 공급하며 4년여 만에 16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ETF 이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호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 ETF의 글로벌 진출을 알린 시기도 2011년이다. 그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TIGER KOSPI200 ETF' 상장을 시작으로, 같은 해 캐나다 1위 ETF운용사인 '호라이즌 ETFs'를 인수해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3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중남미 통합시장인 밀라(MILA)에 '호라이즌 S&P MILA40 ETF'를 상장시켰고 작년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호라이즌 Korea 코스피200 ETF'를 상장시켰다. 캐나다 호라이즌 ETFs는 올해 세계적 펀드 평가사 리퍼가 시상하는 '2015 펀드대상'에서 4개 ETF가 분야별 1위 차지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바다 건너편 행보는 일찌감치 앞섰다. 지난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등 해외 12개 네트워크를 설립했고 글로벌 리서치를 활용해 해외 펀드를 현지에서 직접 운용·설정·판매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캐나다, 호주, 홍콩 등 6개국에서 공급하고 있는 ETF 수는 총 173개다. 운용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해외 진출 초기인 2011년 말과 비교하면 순자산과 종목수 모두 두 배 넘게 증가했으며 올해만 약 1조7000억원이 늘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부문 대표
 
"TIGER ETF 우수성, 직접 알린다"
 
"국내 ETF 시장은 미국보다 10년 정도 늦었단 점에서 성장성이 보다 유효합니다. 감지되는 기관과 개인의 투자 확대 속도만 봐도 알 수 있죠. 열심히 하는 덴 장사가 없다고 보고 진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부문 대표(사진)는 "내년에 풀릴 정부 주도 ETF 시장 발전방안은 국내 ETF 시장에 단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늦은 감도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보여지듯 기관과 개인의 ETF 투자유인 효과는 폭발적일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재 미국의 경우 하루 주식거래량의 30% 비중을 ETF가 차지한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ETF는 전체 비중의 절반 이상을 기관이 투자한다. 그리고 이런 선진시장 사례에서의 흐름이 국내로 옮겨 붙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게 서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해외지수형 ETF를 포함토록 한 것과 개인연금을 통한 ETF 투자가 허용된 점 등에 주목했다. 또한 마냥 손놓고 기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일단 판을 많이 펼쳐준 만큼 다음은 우리 몫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ETF 발전 방안에 맞춰 상품을 세팅하고 활용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보고 투자자들의 요구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TIGER ETF 직접 홍보 방침도 정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 담당자에 자사 TIGER ETF 상품의 디자인과 우수성을 일일이 직접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인력 확충 계획도 전했다.
 
"시장이 유능하다고 판단한 인재 영입에는 항상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시기는 제도가 활짝 열리는 그쯤이 되지 않을까요."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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