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이 또 다시 시작됐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국의 기싸움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이 인공섬 건설 계획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날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리커창 중국 총리는 EAS에 참석해 남중국해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영유권 당사국에는 유엔 헌장 준수,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 제정 등을, 제3국에는 개입 반대 등을 촉구했다.
또 남중국해를 군사 시설화하고 있다는 미국과 일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EAS에 참석한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설치 중인 군사시설은 섬에 사는 주민들의 안전과 어업을 위한 공공시설”이라며 “중국은 남중국해를 군사시설화 하려는 의도가 결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내놓은 해법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해법이 결국 중국 정부가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애쉴리 타운센드 시드니대의 안보 관련 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군사시설화 되고 있는 중국의 인공섬 프로젝트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며 “전투기, 포병부대,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배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며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리 리 중국 베이징 소재 앱코 월드와이드의 전략가도 “전 세계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요새를 쌓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해법은 결국 중국의 인공섬 계획 철수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의 이견을 확인한 미국이 몇 주 안으로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군함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군사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현재 활주로가 건설 중인 중국의 인공섬 ‘미스치프 환초’의 12마일 내에 군함 2척을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 군함이 파견되면 중국 역시 반격에 나서 실제 군사적 충돌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있는 미스치프 환초를 공중촬영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