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뻥튀기’ 성장 예측에 다국적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중국 경제가 훨씬 더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발표된 미국 싱크탱크인 디맨드인스티튜트와 미국 경제 부문 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의 공동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주 콘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들이 세미나에서 강연한 내용이 담겼다. 세미나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7%에 근접하다고 발표한 올해 GDP 목표치는 고려할 가치도 없다”며 “올해와 내년 중국 성장률은 3.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중국의 내수를 책임질 중산층이 미래에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에서도 전략가들은 “중국 시민의 대다수는 중산층에 진입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불투명한 미래 소비 전망은 중국 정부가 펼치는 지나친 경제 낙관론과 완벽히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자 다국적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도시에 투자되던 기업의 자금들이 이제는 대도시로 몰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 도시의 규모는 티어(Tier·도시 규모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하는 체계)에 따라 구분된다.
과거 다국적 기업들은 도시 발전과 함께 중산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중소도시 격 티어 3이나 4에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도시 격 티어 1과 2의 40여개 도시에만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규모가 작은 도시의 미래 수요 잠재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루이즈 킬리 디맨드인스티튜트의 대표는 “과거에는 중국이 기회의 땅으로 어느 도시에나 사업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국적 기업의 차이나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부터 중국 당국이 외국기업의 우대혜택을 줄이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보다 훨씬 열악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에 올 한 해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특히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지난해 대비 평균 매출이 7%나 증가했지만 다국적 소비재 기업들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1% 증가에 불과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