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분기(7~9월, 회계연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재고를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연내에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16일 일본 내각부는 3분기 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분기였던 -0.3% 보다 개선됐지만 사전 전망치였던 -0.1%보다 악화된 결과다.
연율 기준으로는 더 크게 감소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0.8% 감소했다. 직전 분기 연율 기준 기록이었던 0.7% 감소와 시장 예상치 0.2% 감소를 한참 밑도는 결과다. 직전 분기 연율 기준 GDP 성장률은 당초 1.2% 감소였지만 0.5%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이로써 일본의 GDP는 지난 4~6월(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 한해 전체 GDP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다. 또 OECD는 2016년과 2017년의 전망치를 각각 1%, 0.5%로 제시했다.
이날 함께 공개된 자본 지출은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0.4% 감소보다 훨씬 악화된 결과다.
다만 일본경제의 60%를 구성하는 민간 소비는 직전 분기대비 0.5% 증가했다. 직전분기 기록이었던 -0.7%를 웃도는 수치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부진·재고 감소
내각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부진이 성장률 하향 조정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의 외부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직원들의 임금 상승, 설비 투자를 꺼리고 있다.
특히 내각부의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감소했다.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줄은 셈이다.
재고 감소도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수출 및 투자가 부진할 경우 쟁여 놓는 재고량을 줄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분기 재고 감소 자체는 일본의 3분기 GDP를 2.1%포인트나 끌어내렸으며 민간 소비의 증가분까지 상쇄시켰다고 보도했다.
미나미 타케시 일본 노린추킨 리서치인스티튜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고 부문에서의 급격한 감소가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기업들의 자본 지출 부진도 큰 걱정거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3분기 민간 수요는 증가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금 상승폭이 부진하면서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의 로빈 하딩 기자는 “일본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고 여기에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 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일본 경제는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도쿄에 일본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로이터
◇경기 부양책 연내 시행되나
경기 침체 진단이 나오면서 부양책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진단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라는 점에서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4월에도 일본 경제는 소비세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 여파로 2분기, 3분기에 각각 전분기 대비 -2.0%와 -0.3%(연율 기준 –7.7%, -1.1%) 성장을 기록했었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추가 양적완화 시행 여부와 적절한 시기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GDP 발표 직후 성명에서 “해외 리스크가 있지만 일본은 지금까지 다양한 부양 조취를 취해왔다”며 “이 효과로 앞으로 경제가 회복세로 방향을 전환할거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마리 담당상의 이 발언이 향후 추가 부양 가능성의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노우치 슈지 미츠비시 UFJ 증권의 수석 전략가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올해 4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즉시는 아니어도 연내 부양책 실시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