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금호그룹 재건의 우군 '산업은행'…금호-산은 6년의 동행
끊이지 않는 특혜 시비에 유착 의혹까지…"워크아웃 아닌 보호관리"
입력 : 2015-10-28 오전 7:00:00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마침표에 사실상 서명만을 남겨놓게 된 데는 산업은행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과정은 험난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는 승자의 저주로 기록됐고, 이 과정에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는 돌이킬 수 없는 분쟁으로 치달았다. 그룹 와해와 경영권 박탈 등의 부침은 그룹 재건이라는 절대적 과제를 남겼다.
 
산업은행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CP 발행을 통한 워크아웃 프로그램 적용 ▲사재출연 대가로 경영권 부여와 우선매수권 조건부 보장 ▲박삼구 회장 부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금호타이어·금호산업 지분 매입 ▲아시아나항공의 CP 출자전환 추진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선임 등 수많은 특혜 시비를 낳았다.
 
 
취재팀은 금호산업이 박삼구 회장 품에 다시 안기기까지 산업은행 역할을 재조명했다.  
 
금호그룹은 2009년 12월30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워크아웃을 산업은행에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다음해 1월5일 이들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를 선언한다. 박 회장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불과 1개월 뒤 금호타이어, 또 다시 9개월 뒤에는 금호그룹 회장직에 순차적으로 복귀한다. 산업은행의 박삼구 회장 밀어주기 논란이 본격화된 시점이다. 
 
통상 대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정상화(졸업)까지 3~5년의 시간이 걸리고, 이 기간 동안 전임 경영진의 복귀는 사실상 차단된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다. 반면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 다시 오르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채권단의 간섭이 덜한 자율협약을 체결했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도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런 '특별대우'의 근거는 박 회장이 거액의 사재를 출연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 회장이 내놓은 사재 규모(당시 평가기준)는 금호타이어 여신담보(금호생명 주식 77만주, 약 222억원), 금호산업 여신담보(금호산업 주식 30만주, 약 40억원), 아시아나항공 여신담보(박회장 부동산 임야 및 묘지 약 2억원), 금호석화 여신담보(금호석화 주식 204만주, 약 483억원)가 전부다.
 
이조차도 평가가 엇갈린다. 당시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사재 출연은 이미 각 회사에 제공되었거나, 제공될 여신(채무)에 대한 담보였다"며 "이조차도 담보로서의 가치가 크게 없는 것들”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후 2012년 박 회장 일가는 주가가 크게 오른 금호석유화학 지분 등을 매각해 3300여억원을 마련하고, 이 자금을 다시 금호타이어(1130억원)와 금호산업(22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재 출연을 이행한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등 일각에서는 사재 출연이 아닌 지분 확대로 해석, 논란을 낳았다.
 
또 2013년 8월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채권단의 금호산업 채권(507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기업어음(709억원) 역시 출자전환해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이를 통해 금호산업 자본잠식률은 80%에서 50% 미만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제안한 이 같은 구조조정안은 신규 순환출자 제한이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예외조항을 둬 계획대로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출자전환으로 채권단 지분 희석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계 및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졸업 당시 평가기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금호산업은 매년 자본잠식과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고, 부채비율은 소폭 축소됐으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긴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실제, 금호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화물기와 여객기가 연이어 추락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2013년 1분기부터는 적자가 누적됐다. 부채비율 역시 금호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A380 도입과 같은 무리한 확장 탓에 증가했다.
 
그럼에도 금호산업은 지난해 10월 채권단 회의를 통해 조건부로 워크아웃을 졸업한다. 금호산업 실사를 마친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가 근거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워크아웃 졸업 승인 여부에 대한 채권단 회의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금호산업 실사를 한 삼일회계법인이 평가결과 일부를 금호산업에 유리하도록 수정했다"고 말했다.
 
애초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보고서(사진)에는 "현재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낮고, 잔여 원리금 상환능력이 증대됐다"고만 표기됐으나, 이후 수정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 실현과 재무구조의 현저한 개선으로 인해 필요한 경우 자체 신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극히 우호적인 내용이 추가로 기재됐다. 
 
한편 이 같은 산업은행의 비정상적 지원 배경에 대해 재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정·관·재계를 망라하는 폭넓은 인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여권은 물론 야권 실세들과도 돈독한 관계인 데다, 호남 및 연세대 출신이라는 지연과 학연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김영택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