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임시 도로를 만들 때 쓰이는 복공판의 관리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중국산 불량 복공판이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었다.
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정청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김포경전철’ 공사현장을 조사해 본 결과 경전철 5개 구간 중 1, 2공구에 중국산 복공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를 관통하는 경전철을 5개 구간으로 나누어 공사 중인데 3, 4, 5공구에도 중국산은 아니지만 상태가 불량인 복공판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 측에서는 한국건설품질기술원의 성분분석 결과를 현대제철에서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현대제철에서는 복공판에 구리 성분이 극소량(평균 0.016)만 함유된 것을 토대로 고로에서 생산한 중국산 제품으로 확인 받았다고 전했다. 국내 생산 제품은 전기고로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구리의 함량이 0.1이상 된다.
지난 5월에 현장에서 사용되었던 복공판은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임이 드러나 납품업자 등이 입건된 바 있다. 당시 일부 중국산 복공판은 이때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것이 드러난 상태였고 이후 김포사업단은 경찰청이 지목한 중국산 복공판을 전량 반출해 교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공구와 2공구에 여전히 상당수의 중국산 복공판이 존재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경찰이 적발한 분량에 대해서는 회수한 것이 맞다. 그런데 그것 외에 더 깔려있던 복공판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일부만 찾아낸 것이다. 한 업체가 14000장을 수입해서 자기도 팔고 끼워 팔면서 물건이 엉망진창으로 섞여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공구에서 공판 종류를 바꾸는 것은 설계변경 사안인데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승인을 얻지 않고 감리단이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된 국산 복공판 중에서도 규격에 크게 못 미치거나 녹슬고 금이 간 중고품도 다량으로 섞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공판 납품 과정에서 원래 수리하기로 한 공장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존재했다.
정 의원은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은 ‘중국산 복공판’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김포경전철 공사현장에서) 1공구는 1공구대로, 5공구는 5공구대로 1, 2, 3, 4, 5공구가 다 문제가 있었다”며 “경기도에서 감찰권을 이용해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철저하게 감독해 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현행 법령에는 행정자치부 장관이나 광역단체장이 기초단체에 대해서 지휘 감독할 수 있고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날 정 의원의 요구에 대해 남 지사는 “그렇게 하겠다”고 수긍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 안전은 사고가 나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 가시설자재라고는 하나 복공판은 공사 현장에서 5년 넘게 써야 하는 물건인데 이처럼 엉터리로 관리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공사 관리, 감독 기능에 대해 재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