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우리은행 민영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중동 국부펀드와의 지분매각 협상, 경영자율화 조치 방안 등이 이번달에 결정된다. 두가지 모두 민영화 성공의 핵심요인인 우리은행의 기업가치(주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본사. 사진/우리은행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최근 우리은행 지분 14%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금융위원회에 답변했다.
ADIC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매입 의사를 표현한 우리은행 지분은 각각 10%와 4%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우선 매각 지분 30%의 절반가량이다. 매각 방식은 기존에 추진한 일괄 매각이 아닌 4~10%의 지분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이다.
금융위는 장기적으로 지분을 유지할 수 있는 중동펀드에 매각해 경영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나머지 지분의 가치를 높여 추가 매각 추진도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매각 작업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완화 조치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이 이행약정은 ▲연결BIS자기자본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판매관리비용율(CIR) ▲1인당조정영업이익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등 5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중 금융위는 건전성, 수익성 등 기본적인 지표를 제외한 관리지표 중 과정통제 지표인 판매관리비용율과 1인당조정영업이익 등을 삭제할 방침이다.
판매관리비용율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을 제한하면서 그간 판매관리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늘어나고 생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생산성을 임직원 수로 나눈 1인당 조정영업이익도 우리은행이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 내기보다는 오히려 성장의 한계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그간 이행약정으로 이중의 규제를 받아왔다"며 "이번에 규제완화가 추진되면 경영자율화를 통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문제는 하락을 지속해온 우리은행의 주식가격이다.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9480원에 마감됐다. 이는 전일 9390원보다 90원 상승한 가격이지만 지난해 11월 재상장 당시(1만5400원)보다는 38.4% 하락한 수치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우리은행 주당 가격은 1만3500원이다. 결국, 현재보다 주가가 4000원가량 상승해야 하는 것.
중동 국부펀드와 의견을 조율 중인 매각 가격도 골칫거리다. 현재 금융당국에선 주당 매각 가격을 1만원선을 고수하고 있지만 중동 국부펀드측에서는 주가의 하한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동 국부펀드 두 곳이 이번 지분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자율성을 높여주는 이행약정 부분이 완화되면 매각논의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매각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