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개인회생 제도를 악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법무법인과 변호사 등 93인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30인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은 349건의 위법 의심사건 가운데 브로커가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은 사건을 선별해 법무법인 9곳, 변호사 12명, 법무사 4명, 무자격자 5명 등 30인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변호사법위반 등 혐의로 수사의뢰하고 징계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에는 변호사가 자신의 명의를 브로커에게 대여하거나, 채무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소득세원천징수확인서 등을 변조해 법원에 개인회생신청 서류를 제출한 경우가 포함됐다. 또 채무자가 자신의 보유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대리인과 공모해 자신이 반환받을 수 있는 임대차보증금의 숫자를 변조한 서류를 법원에 낸 경우도 있었다.
그밖의 법무법인 14곳, 변호사 11명, 법무사 3명 등 28인에 대해서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한법무사협회, 법조윤리협의회에 징계요청 하기로 결정했다. 또 위법 가능성이 있는 법무법인 13곳, 변호사 8명, 법무사 9명, 무자격자 5명 등 다른 35인에 대해서는 서면경고 할 예정이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브로커 체크리스트 대응연구반 회의를 통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해 9월부터 개인회생 브로커를 근절하고 서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회생 브로커 체크리스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90건을 적발해 이 가운데 19명에게 서면경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채무자 등이 개인회생신청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는 경우 ▲소송 위임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경미한 보정사항의 이행을 지연하면서 간접적으로 개시신청(금지명령)의 효과를 받는 경우 등의 사건을 유형화하여 '개인회생제도 악용 관여인(브로커)' 의심사례로 선정하고 정보를 상시적으로 수집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이번에 서면경고 또는 징계요청에 그친 대리인에 대해서도 위법행위 정보가 추가 수집되는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