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이기하 전 오산시장 집행유예 확정…"사망 공여자 진술 증거 불인정"
'특신 상태'의 진술 확인돼야…사본 녹음파일도 증거 배제
입력 : 2015-07-24 오전 6:00:00
아파트 건설 인허가 관련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기하(50) 전 오산시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는 이 전 시장이 지인과 매형 등 제3자에게 함바식당 운영권이나 공원 수주공사 등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게 한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측이 상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결의 취지대로 사망한 뇌물공여자 홍모씨의 육성이 담긴 영성녹화물과 차이가 있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사망한 공여자의 진술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유일하게 영상녹화물이 있는 3차 피의자신문조서와 그 후의 피의자신문 조서에 기재된 홍씨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홍씨와의 대화내용이 녹음된 음성파일은 홍씨가 휴대용 녹음장치로 녹음한 음성파일을 USB에 복사한 사본인데, 재판부는 이 사본이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임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유죄로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분양가, 분양 시기 등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시행사의 열악한 지위를 악용하여 범행을 저지르고, 이로 인해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현저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2009년 5월 아파트 시행업체인 M사 임원 홍모(사망)씨로부터 공장부지를 아파트부지로 용도 변경해주는 대신 20억원을 받기로 하고 이중 2억원을 실제 수수한 혐의(특경가법상 뇌물)로 2010년 구속기소됐다.
 
홍씨는 당시 방광암 말기 환자로 2009년 10~11월 한 달 동안 19번 소환돼 11번의 야간조사를 포함한 총 15번의 피의자 신문을 받고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
 
1심인 수원지법은 이 전 시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2억30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20억원의 뇌물약속과 30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공여자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 추징금만 2억원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 전 시장의 핵심 혐의인 2억원 뇌물수수에 대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지난해 8월 파기환송했다. 핵심증거인 홍씨의 피의자신문조서 내용과 검찰 조사 당시 영상녹화물의 내용이 상당한 차이가 있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기하 경기 오산 시장이 지난 2009년 11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수원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조승희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