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전투기 정비대금 사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예비역 공군장성과 장교들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엄상필)는 13일 특경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천모(68) 예비역 공군 중장과 천모(58)·우모(55) 예비역 공군 대령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모(53) 전 블루니어 대표 등 임직원들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정비대금을 허위로 조작하는 걸 넘어서서 범죄에 적극 가담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기죄도 어느 정도 수긍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죄로 인정하기엔 의심의 정도를 넘어서는 측면이 없고 그런 의심이 불합리하다고도 보여지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한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박 전 대표와 추모(51) 전 블루니어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6년에 벌금 30억원, 징역 3년에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김모(63) 전 방위사업청 사무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1000만원을 명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는 정비업체 블루니어를 운영하면서 5년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정비대금을 편취했고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등 그 과정에서 상당한 개인 이득을 취했다"면서 "대표이사로서 범행을 제안하고 공범들 가운데 가장 큰 역할을 했으면서도 상당기간 도피하고 최소한의 책임도 회피하려고 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추 전 대표에게는 "범행의 초기부터 공모했고 허위로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이로 인해 상당한 개인적 수익을 얻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사무관에게는 "방사청 공무원으로서 부정한 일에 연루됐고 이 범행이 국가안보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실사를 받는 대표에게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뇌물 수수 중 1000만원에 대한 혐의만 인정됐다.
이들은 박씨와 공모해 2006년 11월~12월까지 블루니어가 실제 구입하지 않은 부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군 군수사령부,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KF-16전투기 등 정비 대금 명목으로 총 26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로 구속기소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