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고승덕 당시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조희연(59) 서울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다시 한 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 심리로 10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 교육감은 "후보자 간 공방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 사건의 본질은 공직후보 검증을 위한 상호간 공방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밝히는 것이고 이 판단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1심에서 소명하지 못했던 점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저의 의혹 제기와 고 후보의 해명은 언론을 통해 동시에 기사화되면서 유권자들은 이를 관객처럼 평가했고, 오히려 저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 고 후보의 지지율을 낮추지 않았다"면서 "고 후보 딸의 편지가 이슈화되면서 영주권 문제는 묻혔고 이후 본인 영주권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죄송한 마음을 표현한 적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감을 오랫동안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운명처럼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교육행정 경험이 전무한 학자인 제가 선택된 것은 세월호의 아픔을 겪으며 부모의 마음으로 투표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한 개혁작업에 나름 매진하고 있는데 많은 비용을 들인 교육감 선거를 다시 치르게하고 교육행정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재판의 무게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의 진심이 인정받지 못해 답답하고 그 답답함을 표현한 것이 (재판부와 배심원을) 비난한 것처럼 일부 언론에서 보도돼 답답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의 변호인은 "조 교육감은 고 후보에게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청한 것이지, 고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 아니다"라며 "피고인이 발언하지도 않은 내용을 전제로 영주권 의혹에 대해 어떤 사실 확인을 했는지를 추궁했다"며 1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사는 "변호인의 항소이유는 모두 타당하지 않다"며 원심에서 구형한 벌금 7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육감은 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2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고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켜 미국 영주권이 있고 고 후보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해명하라"고 말했고 라디오 방송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
이후 고 후보의 두 자녀는 미국 시민권이 있지만 고 후보는 미국 영주권이 없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조 교육감을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는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유죄 평결에 따라 "사전선거일을 5일 앞둔 시점에 조 교육감이 한 발언은 의견표명이 아닌 사실공표에 해당하고 미필적으로나마 허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공직선거법 관련 사건의 항소심에 대한 심리기간 규정에 따라 재판부는 오는 8월 중순까지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