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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시외·광역버스에 교통약자 편의시설 제공하라"(종합)
장애인들, '시외 이동권 소송' 버스회사 상대 일부 승소
입력 : 2015-07-10 오후 12:00:00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시외버스, 고속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등 교통편의를 제공하라고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지영난) 10일 김모씨 등 장애인 3명이 금호고속과 명성운수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에서 "시외버스, 광역급행형·직행좌석형 시내버스, 좌석형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승하차 편의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그러나 국가, 국토교통부, 서울시, 경기도에 대해서는 편의제공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영유아를 동반하는 자'인 조모씨와 고령자인 또 다른 조모씨 등 2명이 국가와 서울시, 경기도, 금호고속 등을 상대로 낸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노선버스 운송사업자는 장애인이 버스에 승하차하는 경우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지 않은 범위에서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교통약자법 규정이 모든 유형의 버스에 동일한 시기·비율로 저상버스에 관한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규정으로 해석하기는 어렵고 당시의 기술적, 재정적 조건을 전제로 점진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을 설치하는 것과 같이 장애인의 시외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존재하고 피고가 저상버스 보급 및 운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교통약자법 규정을 위반했거나 장애인 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휠체어 승강설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교통약자법 규정에서 버스에 설치해야하는 이동편의시설로 규정돼있고 현재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교통행정기관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현실적인 수요와 재정여건을 예측해 설비의 설치 시기와 범위 등이 결정돼야 하는데 이는 교통행정기관의 정책판단의 문제이고 시행규칙에 기한과 범위가 정해져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원고를 모집해 차별구제 소송을 냈다. 현재 국내에 저상버스는 시내버스에만 도입돼 운영되고 있고, 시외버스 및 광역버스 등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또 전국에 휠체어 승강설비가 설치된 시내버스나 시외버스는 없는 상황이다.
 
선고 후 연 기자회견에서 이태곤 장애우문제권익연구소 소장은 "우리사회에 장애인 뿐 아니라 임산부,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이 시외로 이동할 대중 교통수단이 전혀 없어 소송을 냈다"면서 "예전에 비하면 고무적이고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민간 버스회사 2곳에만 책임을 인정하는 굉장히 미약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국가가 이 문제에 책임을 다 할 때까지 끝까지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15년 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에도 사고들이 무수히 많이 일어났지만 정부는 단 한번도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준 적 없다"면서 "장애인도 국민이고 시혜 차원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도 "유엔 세계장애인인권선언에 따라 보편타당한 인권적 상황에서 장애인의 인권을 얘기해야 한다"면서 "시외버스를 타냐 못 타냐의 문제 아니고 내가 원하는 이동수단을 선택하고 그 이동수단으로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원하는 곳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스를 타든, 택시를 타든, 기차를 타든 내가 원하는 교통수단으로 이동할 권리 있고 그걸 위한 정책들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면서 "법원 또한 그래야 하기에 이번 판결에 그렇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 뉴스1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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