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 사진/한국창직협회
“처음에는 청년들 때문에 시작했어요. 그런데 일자리가 청년만의 문제는 아니더라고요. 중장년이나 사회적 약자도 일을 원합니다. 이런 취약계층을 위해서 창직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국내 유일하게 창직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단체인 한국창직협회의 이정원 협회장의 말이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정원 협회장은 “창직이야말로 현 고용시장 문제의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들은 취업문 앞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장년층 역시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직업과 직무를 개발해 보급하는 창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수요와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여년간 현장에서 각종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직업을 만드는 것을 경험한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은 “중장년, 제대군인, 여성, 전과자 등 일자리 취약계층에서 관심과 수요가 상당하다”며 “창직컨설턴트를 양성할 생각은 없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직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라고 한다. 이 협회장은 창직의 네 가지 원리인 창조, 발견, 세분화, 융합에 대한 이해가 창직의 기본적인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에 따르면 창조는 대부분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다. 게임 산업의 발전으로 탄생한 프로게이머가 그 예다. 발견은 해외에서 정착한 직무를 국내 도입하는 것이며, 세분화는 반려동물 사진작가와 같이 한 업종에서 전문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융합은 음악치료사처럼 두 가지 분야가 결합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창직이 창업 아이템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다. 창업과의 핵심적인 차이는 보급 혹은 교육에 있다. 새로운 직무를 만들었다면, 그것을 개인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시장에 보급해야한다는 의미다.
이 협회장은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그것을 개인만 활용했다면,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다”며 “창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직무를 어떻게 확장시킬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창직”이라고 밝혔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