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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다가오는 ‘창직’의 시대, 자신이 직업을 만든다
증발하는 고학력 일자리 20만개…창직이 최선의 대안
입력 : 2015-06-25 오전 6:00:00
창직이 일자리 창출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창직협회에서는 창직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사진/한국창직협회
 
직업은 탄생해서 성장하다 수요가 없어지면 쇠퇴하는 과정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고 한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빅데이터 전문가나 프로게이머와 같은 직업이 어느 순간 자리를 잡기도 한다. 평생 안정적이고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던 회계사, 의사, 변호사 등과 같은 전문직도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증명된다. 이처럼 산업, 생활, 법, 인식, 생활기후, 기술 등의 변화로 직업이 생겨나고 진화하며 세분화된다. 그런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새로운 직업을 창조한다는 의미의 ‘창직’이 관심을 받고 있다. 창직은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맞이한 기존의 시스템의 대안으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왜 창직이 관심을 받고 있으며, 창직의 원리와 실제로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 될 지에 대해 짚어봤다.
 
‘창직’은 자기주도적으로 미래에 나타날 또는 언젠가는 필요하게 될 새로운 직업 혹은 직무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활동을 말한다. 커피바리스타나 애플리케이션개발자, 3D프린팅전문가, 웹툰 작가 등이 ‘창직 활동’으로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학생과 청소년들부터 진로의 선택 폭을 넓혀 갈 창직진으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으로 유망 직업으로 예상되는 시니어 분야나 IT분야 등에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이 만들어지고 정착돼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청년고용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는 건 기존의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라며 “새로운 직무와 직업을 창출하는 것이 직접적인 대안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발하는 고학력 일자리 20만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근 5년간 청년층 일자리가 13만5700여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고학력 일자리 수가 20만개 이상 줄어든 데 반해, 임시근로자 등 소위 ‘질 나쁜 일자리’는 늘었다.
 
같은 기간 임금격차도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나 미래세대의 일자리 문제가 ‘악순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배진한 충남대학교 중소기업정책연구소장(경제학과 명예교수)이 발표한 ‘청년층 고용실태와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향’에 따르면 배 교수가 2013년 하반기 청년층 일자리는 374만7723개로 2008년 3분기 대비 13만5700개 줄었다.
 
산업별로는 교육 서비스업 일자리가 49만1900개에서 37만3022개로 20%이상(11만8878개) 사라지는 등 제조업(6만8623명), 건설업(6만3653명), 금융 및 보험업(3만4394명), 공공행정(1만9123명) 등 안정적인 고학력 일자리가 많은 산업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고학력 직종만 따져보면 최근 5년간 사라진 일자리는 20만6992개에 달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저학력 직종 일자리는 7만1292개 늘었다.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구직자들에 대한 신규구인배수는 구직자 100명 중 구인자 5명 정도로 극히 낮았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71%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청년실업난이 장기ㆍ고착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 교수는 “이는 청년층 노동시장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노동시장의 구조, 나아가서 노사관계, 교육제도까지 연결된 구조적 문제들의 결과”라며 “고등교육기관의 인력공급규모를 과감하게 조정하는 대학교육체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창직’…트렌드 예측이 우선
 
고학력 직종, 즉 ‘좋은 일자리’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청년층을 비롯해 중장년층이나 제대 군인과 같은 취업 취약 계층은 점점 더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기존 고용시장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한다.
 
아울러 기존 구직 시장은 레드오션인 반면 창직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이에 정부는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길로 보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에만 490여명에게 23억원의 창직 관련 지원을 했다.
 
창직이라는 명칭은 아직 생소한 편이지만 사례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학교폭력 문제의 대책으로 내세워져 초등학교에 배치한 ‘학교 보완관’은 공공서비스를 이용한 창직의 한 사례다.
 
새롭게 만들어진 직업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선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지난 4월 발표한 10년 후 직업세계 트렌드를 예측한 자료 ‘2015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10년 후 일자리가 줄어들 직업에는 초중등 교사를 비롯해 증권 및 외환중개인, 용접원, 사진가, 상품판매원 등이 포함됐다.
 
반대로 10년 후에 일자리가 늘어날 직업은 애완동물 관련 직업이 맞벌이 및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외모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피부관리사, 메이크업아티스트 등이 늘어나고, 환경공학기술자 등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직업도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포탈 잡코리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직업을 선택할 때는 메가 트렌드를 파악하고 미래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직업을 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창직 관련 지원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다른 고용 정책에 비해 창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창직 관련 지원은 고용노동부가 진행하고 있는 청년취업아카데미의 창직 과정이 중심이다. 대학생들이 팀을 이뤄 연초에 창직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신청을 하고 선정되면 4월부터 11월까지 관련 교육과 지원을 받는다.
 
이정원 협회장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단순히 구직을 돕는 것을 넘어 창직 진로 교육이 필요하다”며 “베이비부머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중장년층과 취업취약계층의 창직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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