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2·3세 등 부문별 점수를 합한 재벌가 총점에서도 삼성의 힘은 막강했다. 삼성은 총점 129.27로, 57.25를 획득한 현대차를 72.02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3.57)을 제외한 총수 일가와 그룹 점수가 모두 두 자릿수로 집계됐다. 이어 LG가 40.89를 얻으며 재벌·총수 부문에 이어 3위 자리를 수성했다.
현대가 14.04로 적통을 이어받은 명문가의 힘을 보여준 가운데, 두산(13.64), CJ(10.61), GS(9.66), 신세계(8.52), 미래에셋(7.70), SK(7.21) 순으로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재계 서열 3위 SK는 재벌 부문에서 4위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총수(18위)와 2·3세 부문의 부진으로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어 현대중공업(5.50), LS(3.80), 코오롱(2.52), 부영(1.95), 금호아시아나(1.79), 영풍(1.77), KCC(1.34), 대성(1.09), 대림(1.02), OCI(0.55), 한국타이어(0.43), 동국제강(0.04) 순이었다.
한라(-0.35), 태광(-0.56), 동부(-1.58), 한진중공업(-3.92), 효성(-5.69), 롯데(-8.31), 한화(-21.05), 한진(-83.23) 등 8개 재벌은 마이너스 점수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와 한진은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했으며, 특히 한진은 총점에서도 -83.23으로 압도적 꼴찌를 기록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과 땅콩회항 파문의 장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각각 -17.77, -34.62를 기록하며 총점을 끌어내렸다.
이밖에도 한진과 한화, 효성 등 3개 재벌은 재벌, 총수, 2·3세 등 각 부문에 이어 총점에서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며 싸늘한 여론을 절감해야만 했다. 조양호·조원태·조현아·조현민(이상 한진), 김승연·김동관·김동원·김동선(이상 한화), 조석래·조현준·조현문·조현상(이상 효성) 등 총수와 그 자녀들 모두가 낙제점을 받았다.
효성의 경우 조석래 회장이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1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집안싸움으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으며, 롯데는 잇단 잠실 제2롯데월드 사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화 역시 총수 일가의 문제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른 전력이 있고, 한진은 땅콩회항의 늪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안치용 토마토CSR리서치센터장은 "'가문의 성적'을 측정한 취지는 재벌이 특정 가문의 소속임을 공식화하기보다 재벌에 기형적으로 올라타 지배권을 행사하는 일족들의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며 "가문이 낮은 성적을 받았다면 더 큰 책임을 느껴야겠지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도 책임이 모면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 명성지수는 상대평가 구조이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은 재벌과 재벌가에 대한 인정보다는 낮은 점수를 받은 재벌과 재벌가에 대한 추궁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평가대상이 된 재벌 2·3세 중 명성점수가 절대값으로 0.1 이하일 경우 발표에서 제외했다. 이는 응답자의 언급 정도가 아주 낮은 수준으로 이 자체로는 개인별 평가가 불충분한 데다, 순위 작성에도 별반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가문별 점수를 산정할 때는 가문의 명성이 반영됐다고 받아들여 점수화에는 넣었으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