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2015 대한민국 재벌 명성지수> 2·3세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부진 사장은 명성점수 15.27로, 이재용 부회장(15.14)을 단 0.13 차이로 눌렀다. 경영권 승계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동생을 뜻하지 않은 맞수로 맞게 됐다.
명성점수는 ▲사회전반 영향력 ▲호감 ▲경제성장 기여 예상 ▲사회발전 및 통합 기여 예상 ▲해당재벌 성장에 도움 ▲전임자보다 경영을 잘할 것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부정적 인상 ▲사회문제 야기 ▲해당재벌 성장에 짐 ▲전임자보다 경영을 못할 것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결정됐다. ‘매체를 통한 익숙한 정도’는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어 점수 반영에서 제외했다.
이부진 사장은 긍정점수 18.38로, 27.11을 얻은 이재용 부회장에 크게 뒤쳐진 2위를 기록했지만 부정순위에서 오빠(2위)보다 낮은 6위에 오르면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이재용 부회장은 부정점수 11.96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35.58)에 이은 2위를 기록하며 동생의 도전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떨쳐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총점에서 이부진·이재용 두 사람만이 두 자릿수 점수를 획득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9.94),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3.92),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3.57), 구광모 (주)LG 상무(2.50)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SK(최민정), 두산(박서원), 현대중공업(정기선), LS(구자열)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삼성가는 5위 이내에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를 모두 올리며 재계 1위로서의 위상을 떨쳤다.
반면 한진은 조현아·조현민·조원태 3남매가 나란히 최하위권을 형성하며 재벌, 총수 부문에 이어 2·3세 부문까지 불명예의 3관왕에 올랐다. 땅콩회항 파문의 주인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4.62로 조사대상인 79명 가운데 압도적 꼴찌를 기록한 가운데, 언니를 감싸던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8.34로 78위,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4.81로 77위에 올랐다. 특히 이들 세 사람은 부정순위에서도 1, 3, 4위를 나눠가지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와 효성의 충격도 컸다. 한화는 하위 13위 이내에 김동선(74위), 김동원(73위), 김동관(72위) 3형제를 나란히 포진시켰고, 효성도 조현준(75위), 조현문(70위), 조현상(68위) 3형제의 이름을 모두 올렸다. 효성가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도 67위의 불명예를 썼다.
한화의 경우 차남인 동원씨가 부친인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을 불러온 데 이어 지난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 등 논란을 샀다. 효성은 검찰 고발까지 이어지는 형제 간 난투극으로 세간의 눈을 찌푸리게 했다. 막말 논란으로 부친인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를 망친 예선씨도 71위를 기록하며 책임을 통감해야 했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안치용 토마토CSR리서치센터장은 “한진의 몰락은 명성이 얼마나 한순간에 잃어버리기 쉬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명성이 기업에게 소중한 자산인 만큼 다른 재벌들은 한진을 타산지석 삼아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통해 탄탄한 명성관리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