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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피부의 태극마크, 우리는 준비가 됐나
귀화선수 증가 속 흑인과의 괴리감
입력 : 2015-05-18 오전 6:00:00
2011년에 '체육 분야 우수 인재 특별 귀화'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스포츠 선수의 한국 국적 취득이 쉬워졌다. 해당 선수는 대한체육회장의 추천을 받아 법무부의 국적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체육계에 있었던 일반 귀화와 달리 의무 거주 기한이나 필기시험 응시도 필요 없다. 이들이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서약한다면 이전 국적을 상실하지 않고도 대한민국 국적을 갖는 합법적인 '이중국적'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9명의 선수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문태종과 문태영 형제(남자농구), 김한별(여자농구), 공상정(여자쇼트트랙), 브록 라던스키, 브라이언 영, 마이클 스위프트, 마이크 테스트위드(이상 남자아이스하키), 박은정(여자아이스하키)이 특별 귀화에 성공했다.
 
성과도 나왔다. 문태종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농구대표팀이 12년 만의 금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공상정은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팀원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적응에 애를 먹다 미국으로 돌아간 김한별만 제외하면 제도 자체는 성공한 셈이다.
 
이제 체육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4명의 귀화선수를 앞세워 올림픽 1승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양 한라에서 뛰고 있는 골리(골키퍼) 맷 달튼도 내년에 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또한 박은정의 활약을 기대 중이다.
 
문제는 공감이다. 귀화선수를 진정한 국가대표 선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해당 선수가 '흑인'일 경우 더 큰 이질감을 느낀다는 비판도 있다. 마라톤 선수 에루페의 귀화 문제를 보면 그렇다. 케냐 국적의 그는 최근 충남체육회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달릴 주(走)에 한국 한(韓)을 써 '오주한'이라는 이름도 이미 지었다. 하지만 한국 체류 기간이 반년도 안 된 선수에게 국가대표를 운운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손기정으로 시작된, '민족의 혼'이 담긴 마라톤인데 에루페가 흑인이라 괴리감이 크다는 솔직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세운 기록(2시간7분20초)이 15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록 경신의 영광은 특별 귀화 선수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귀화선수의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대표와 태극마크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정혁 스포츠칼럼니스트 komsy1201@gmail.com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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