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토지 소유권이전등기 과정에서 위조 문서를 가려내지 못한 법무사와 등기관에게 근저당권자의 금전적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재판장 조규현)는 윤모씨가 법무사 A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인무효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도록 한 법무사 A씨와 국가에 소속된 등기관의 과실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피고들은 원고가 해당 토지를 담보로 차모씨에게 빌려준 1억3000만원을 각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야대장 등본의 주민등록번호를 다른 첨부서류와 상호 대조하지 않은 것은 법무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등기관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조하면 위조된 서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게을리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김모(64)씨는 자신의 동명이인 김모(83)씨의 부동산을 마치 자신 소유인 것처럼 꾸며 차모씨에게 매도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를 수임한 법무사 A씨는 같은해 5월2일 법원 등기과에 등기신청서와 위임장, 인감증명서, 주민등록표 초본, 등기의무자 본인확인 서면 등을 제출했다.
신청 과정에서 김씨가 토지의 임야대장등본과 등기필증을 분실했다고 하자 A씨는 등기의무자 본인 확인 서면을 작성했다. 그래서 다른 서류에는 김씨(64)의 본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었으나, 임야대장등본에는 토지의 실제 소유자 김씨(83)씨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됐다.
하지만 담당 등기관은 위조된 문서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차씨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등기부에 등재했다.
이후 은행 명의로 채권최고액 12억원, 채무자 이모씨로하는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이뤄졌고 6월9일에는 원고 윤씨 명의로 채권최고액 2억2500만원, 채무자 차씨로 하는 2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등재됐다. 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신청도 법무사 A씨가 대리했다.
하지만 법원 등기과 등기관은 같은달 20일 차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원고 윤씨 및 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조된 문서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통지하고 근저당관등기를 말소했다.
이에 윤씨는 "법무사와 등기관이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해 손해를 입게됐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