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상하이 =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외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는 완벽한 커리우우먼이 되고자 무서운 상사 앞에서 인정받으려는 청순민 넘치는 여성이었다. <캣우먼>에서는 특유의 섹시함을 극대화하며 자신을 알렸고,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배트걸로 매력을 발산했다. <레미제라블>에서는 모함에 이끌려 사창가로 끌려간 여린 여성으로 눈물에 젖어 노래를 불렀다. 섹시함에 대명사이면서 청순한 매력도 겸비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앤 해서웨이다.
이번 <인터스텔라>에서는 섹시함이나 청순함과 같은 여성미를 지웠다. 대신 그 빈 공간을 지식으로 채웠다. 멸망 직전의 지구를 떠나 인간이 새롭게 터전을 찾을 수 있는 우주로 쿠퍼와 함께 떠나는 브랜드 교수 역을 앤 해서웨이가 맡았다. 짧은 머리에 은색 안경으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 우주복을 입으면서 기존 그가 갖고 있던 여성적인 매력은 극중에서 돋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매력을 감추고 <인터스텔라>의 주역이 된 앤 해서웨이를 10일 중국 상하이 소재의 페닌슐라 호텔에서 만났다.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 <인터스텔라> 홍보를 위해 매튜 맥거너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제작자 엠마 토마슨과 함께 였다.
벌써 그가 데뷔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여성적인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아름다움 그대로를 유지하고 그. 10년 전과 10년이 지난 뒤의 해서웨이는 무엇이 변했을까.
해서웨이는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매우 다르다"면서 성격이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달라진 점은 더 성숙해진 것"이라며 "10년 전보다 더 친절해졌고, 10년 전보다도 더 감사할 줄 알게됐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더 감사할 줄 알게됐다. 10년 전 나보다 현재의 내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앤 해서웨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해서웨이의 달라진 성격은 촬영장에서도 이어졌다. 영화 촬영장은 한국이나 할리우드나 크게 다를 바 없다. 배우들끼리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감독과 배우 간의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회식으로 서로 간의 쌓인 감정과 오해를 풀기도 하는데, 할리우드는 어떨지 궁금했다.
"내 의견을 제시하기는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대부분 감독의 말을 듣는다."
약간의 미소와 함께 던진 그의 농담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났다. 해서웨이는 과거에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못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말을 했는데, 그 뜻이 관철되지 않았을 때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냥 놓아라'라고 충고했던 은사가 있었다. 그 때는 사실 이해가 잘 안됐다. '어떻게 이걸 괜찮다고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옳다고 느낀대로 밀었다. 그 은사는 옳다는 것에 밀어부칠수도 있고, 자유로워질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는 해서웨이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빨리 작품에 스며들려고 하다 보다는 서서히 상대방에 대해서, 혹은 상대의 역할에 대해서 알아갔다.
"영화 첫 날의 점심부터 서로의 배역에 대해 논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해서웨이는 "상대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요하지 않고, 이번 영화에서도 물에 뛰어들어가는 장면에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갔고, 관계도 더 좋았다. 문제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웃어보였다.
웃는 해서웨이의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데뷔 13년차, 여전히 아름다움의 대명사를 유지하고 있는 해서웨이의 진심이 상하이에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