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ELW(주식워런트증권) 불공정 거래 혐의로 기소된 12개 증권사에 대한 재판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공판이 진행돼 유일하게 결심공판기일이 잡혔던 대신증권 관련 재판에서 검찰이 서면으로 구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관련 혐의로 함께 기소된 다른 증권사들의 재판은 현재까지 공판준비기일만 진행된 상황"이라며 대신증권에 대한 구형을 먼저 하면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은 ELW 불공정 거래에 대한 수사를 3개월 가까이 진행한 이후 이미 기소를 끝낸 상태다. 게다가 별건 기소"라면서 "내부적으로 사건 진행상황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는건 알겠지만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은 어느 정도 정해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다른 재판부와의 형평성을 맞춰 볼 때 대신증권만 앞서 구형하는건 적절치 않다는 내부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며 "ELW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기소된 12개 증권사 중 8개 증권사는 공소사실이 동일하다. 다음 공판기일까지 시간을 달라. 혹은 서면으로 구형하는 방법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구형 방법에 대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이번 공판기일에 구형을 한다고 해서 재판부도 시간을 낸거다. 오늘 2시부터 진행된 '다산리츠' 사건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다 5시에 맞춰 중간에서 끊었다. 그런데도 검찰이 다른 증권사 재판 때문에 구형을 못하겠다고 하면 우리 재판부가 일주일에 3번 하루종일 집중심리를 한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서면으로 구형을 하겠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며 "검찰의 구형량과 의견서를 들어야 변호인이 최후변론을 하는 것 아닌가. 구형량도 알지 못한채 피고인들이 최후진술을 하는 건 방어권을 보장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검찰은 "다음 기일까지만 시간을 주면 구형하겠다. 검찰의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구형을 준비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노 사장의 변호인 측은 "서면으로 구형해도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형을 듣기 전에 최후변론을 하는건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재판부의 의견에 동의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인 11월4일에 구형을 들은 후 최후변론을 듣겠다"며 "구형을 법정에서 하기 힘들면 서면으로 준비해 와서 변호인에게 전달되도록 하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대신증권에 사건에 대해 하루 종일 집중심리를 진행했던 형사합의27부는 이날 구형을 앞둔 상태였다.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하는 스캘퍼(초단타매매자) 박모씨 등에 대한 공판에서도 검찰은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검토한다는 이유로 두차례에 걸쳐 구형 날짜를 미뤘다.
ELW 불공정 거래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는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KTB투자증권·이트레이드증권·HMC투자증권·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증권·LIG증권· 현대증권·한맥증권·대우증권·유진투자증권이다.
12개 증권사 중 재판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은 대신증권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합의27부다. 지난달 16일에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던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의 대우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HMC증권, 한맥증권, LIG투자증권 등 6개사는 첫 공판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