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죽을 각오로 한다"
대검 중수부의 고위 관계자가 최근 부산저축은행 비리수사와 관련해서 한 말이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날이 금융계는 물론 청와대 핵심 관계자까지 소환하는 등 권력 중심부를 향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 폐지 논란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김준규 전 검찰총장 사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파고를 넘어 온 검찰이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수사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 20일 전국 특수부장 회의에 앞선 훈시에서 금융기관과 연계한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반'을 구성해 저축은행들의 각종 금융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대검 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죽을 각오로 한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다. 대검 중수부의 존재가치, 그리고 검찰의 존재이유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18일 부실 저축은행 명단을 발표하고, 동시에 불법대출 혐의가 있는 저축은행 11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저축은행 수사에서 어떤 인물들이 걸려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부산저축은행 학습효과 때문에 퇴출저지 로비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수년간 저질러진 불법대출 과정에서의 각종 로비와 뇌물, 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 다양한 범죄혐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인물들이 검찰에 불려나올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대검 중수부(최재경 검사장)는 21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김 전 수석은 대검에 출두하면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무마와 퇴출 저지 등의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상품권 등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서 청와대와 관련된 인사는 이미 기소된 김해수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불구속 기소), 은진수 전 감사위원(구속 기소)에 이어 세번째다.
그리고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금품 수수 의혹도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감독당국과 관련해서도 캐나다로 도피했던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입을 열면서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은 다음주 쯤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검찰 주변에서는 김종창 전 금감원장 이름도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마무리가 아니라 사실상 전면적인 재조사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22일 출범하는 저축은행비리 합동조사단은 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