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괜찮니? 잘 지내지? 오늘도 힘내."
-"그래. 너무 슬픈 하루다"
아침 출근길, 10년 이상을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앞뒤 전후 사정을 생략한 저도, 담담히 답을 남긴 친구도,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같은 사건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과 생활하던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온라인 상에는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오갑니다.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 중 순수한 의도로만 고인을 추모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지난 18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재직하던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해당 학교 교문과 담벼락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조화와 포스트잇 메시지가 가득하다. (사진=뉴시스)
15년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친구는 매해 초만 되면 "올해는 부디 무사하길"이라며 반배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혹여라도 까탈스럽기로 이름난 학부모의 자녀나 유난스러운 아이들을 맡게 되면 어김없이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일터인 학교가 자택과 가까웠던 탓에 동네에서도 항상 주변의 눈을 의식했습니다. 카톡 프로필에는 그 흔한 딸 사진도 함부로 올리지 않았고, 딸 친구 부모들과 어울리는 것도 가급적 피했습니다. 만약의 구설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넘게 조심스럽게, 감정적이지도 않게 선생님의 역할을 다 했던 친구는 이번 일에는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블라인드에도 친구와 비슷한 마음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습니다. "나였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고백한 교사들이 적지 않음에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추모리본을 프로필로 변경했더니 학부모로부터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성급한 행동 아니냐"는 장문의 항의를 받았다는 글은 충격이라는 말도 아까웠습니다.
부디 제발 괴물이 되지 맙시다.